[팩트체크] 역사적 덕수궁 돌담길 복원, 누구 작품인가?

포털에 "文 대통령에 감사"글 봇물…사실은 박원순 시장이 진두지휘

30일 덕수궁 돌담길 복원 행사장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국대사관 근위병과 대화하고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58년만에 시민에 개방된 덕수궁 북측 돌담길이 일반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오전 개방 행사장에는 소식을 미리 알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덕수궁 돌담길 개방 소식을 전한 포털에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런데 댓글에는 이번 덕수궁 돌담길 개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 공을 돌리는 글이 적지 않았다.

아이디 '새벽열차'는 "문재인,,,,,짱,,,,,화이팅"이라는 글을 올렸고, '청암'이라는 닉네임은 "나라가 이제야 제대로 서는 기분인 건 나 혼자만 느끼는 걸까, 어찌됐건 좋은 일, 두 손들어 환영 합니다. 문통님 고맙습니다, 감사 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gimjuho'도 "이게 다 문재인 덕분이다"는 댓글을, 'daldal'이라는 닉네이미 소유자도 "대통령이 올바르니 모든 게 뚫린다. 고마운 대통령님"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덕수궁 돌담길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과는 무관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작품이다.

박 시장은 재임에 성공한 2014년 덕수궁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한 영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한다.


그해 10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할 것을 영국대사관에 제안하도록한 박 시장은 11월에는 대사관을 직접 찾아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단절된 돌담길을 둘러보며 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공간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해 영국 대사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서울시는 2015년 5월에는 영국대사관과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개방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10월 개방 합의에 최종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영국 대사관측은 대사관 직원과 방문객의 안전‧보안 문제 등에 대해 검토하고 보안 전문가의 자문도 받았다.

서울시는 이날 시민의 품으로 다시 안기게 된 덕수궁 북측 돌담길에 대해 “서울시가 2014년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린 이후 지난 2년간의 끈기 있는 설득과 협의, 상호 간 협력 끝에 일궈낸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개방 행사장에 나온 박 시장은 축사를 통해 "시장 취임 후 이 덕수궁돌담길을 어떻게든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아직 개방되지 않은 길도 영국대사관, 문화재청과 협력해 완전히 돌담길 한 바퀴를 돌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개방되지 않은 길이란 당초 영국 대사관이 점유한 170m 구간 가운데 이날 복원된 100m를 제외한 나머지 70m 구간을 말한다.

영국 대사관은 1883년 4월 문제의 70m 구간을 영국 소유로 매입해 여전히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최창식 중구청장도 덕수궁 돌담길 복원이 박 시장 공임을 인정했다.

최 구청장도 이날 개방 행사에 참석해 "4년 전 먼저 영국대사관에 이 길 개방을 요청했으나 긍정적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개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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