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지난해 파파야 1320㎡(400평)와 바나나 3960㎡(1200평) 재배로 2억 원의 조수입을 올렸다. 올해는 4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김 씨가 우리나라에서 파파야와 바나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국내 기후가 아열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2020년쯤 국내 아열대 기후지역은 전체 경지 면적의 10.1%에서 2060년에 26.6%, 2080년에는 62.3%로 늘어나 한반도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권에 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아열대 작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현재까지 50종의 아열대작물을 도입하고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20종을 최종 선발했다.
이 중 과수가 망고와 패션프루트, 용과, 올리브, 파파야, 아떼모야, 구아바, 훼이조아 등 모두 8종이다.
또, 채소는 오크라와 삼채, 여주, 공심채, 강황, 사탕무, 얌빈, 게욱, 롱빈, 아티초크, 인디언시금치, 차요테 등 12종이 선발됐다.
이를 통해 망고의 경우 열풍기, 히트펌프, 다겹보온커튼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46%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나무의 키를 낮게 키우는 방법으로 노동력을 36% 절감과 상품률은 20% 이상 높이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또, 최근 재배면적이 늘고 있는 패션프루트 묘목 번식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묘목 값을 10a당 240만원 줄일 수 있다.
아열대 채소는 기능성이 높은 작목을 도입해 수확량도 높이는 기술이 집중 개발되고 있다.
여주의 경우 혈당치를 낮추는 성분이 함유된 아열대 채소로 온도를 높이지 않고도 수량을 24% 늘리는데 성공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롱빈은 노지재배 정식기를 밝혀내 수량을 33% 높였다.
이처럼 국내 아열대작물 재배 기술이 개발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이 지난 2015년 362ha에서 2017년에는 429ha(채소 326, 과수 103)로 최근에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와 함께 소비자 기호도 변화, 다문화 가정 등의 영향으로 아열대작물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 오는 2020년에는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이 1000ha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진청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새로운 소득 작물 연구로 미래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아열대작물이 우리 식생활과 함께하면서 한식세계화의 첨병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