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심판 스캔들' KBO 800만 관중만 피해자

두산에 이어 KIA까지… 리그 1, 2위 팀의 몰락

'야구가 좋았던 팬들만 피해자?' KIA는 지난해 KBO의 조사 때 부적절한 금전 거래가 없었다고 확인했지만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뒤늦게 2012, 2013년 전직 심판 A 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밝히고 공식 사과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워준 KIA 팬들은 큰 상처를 받게 됐다.(자료사진=KIA)
'국민스포츠'로 불리던 KBO 리그가 지난해 승부 조작 파문에 이어 올해 심판 매수 의혹까지 터지며 위기를 맞았다. 두산에 이어 KIA까지 구단과 심판의 금전 거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단독 1위 KIA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데 대해 KIA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IA는 이어 "구단 직원 2명은 최근 심판과 관련된 검찰 수사 도중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며 "직원 2명은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에 100만원씩 각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IA 구단 직원이 돈을 송금한 당사자는 두산 김승영 전 사장에게 돈을 건네받은 사실이 확인된 A 심판이다. 공교롭게 리그 1, 2위를 달리는 두 팀이 파문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김승영 전 사장은 2013년 10월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A 심판의 연락을 받고 300만 원을 빌려줬다. KBO는 지난해 금전 거래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고 김 전 사장은 송금한 사실이 있다고 자신신고했다.

KBO는 지난 3월 상벌위원회에서 김 전 사장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KBO가 이런 중대한 사안을 비공개로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사장은 7월 자진사퇴했다.

KBO의 조사 당시 '자체조사 결과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는 KIA였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KIA는 "지난해 KBO에 공문을 보낼 때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는 해당 직원이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고 설명했지만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KBO 리그는 이미 지난해 승부 조작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승부 조작에 가담했던 선수들은 하나같이 발뺌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나며 팬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NC에서 뛰던 이태양이 영구제명됐고, 유창식(KIA)은 그나마 자진신고해 영구제명은 면했다.

이에 KBO는 클린베이스볼센터 설립으로 비리 척결에 앞장서겠다며 팬들을 진정시켰다. 팬들은 이를 굳게 믿었고 KBO리그 출범 이후 첫 800만 관중 돌파라는 선물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번엔 부적절한 금전 거래가 KBO 리그를 강타했다. 더는 경기 외적인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만 피해자가 된 셈이다. 더 이상 KBO 리그가 국민스포츠로 인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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