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언론 적폐청산이 입맛에 맞는 사장으로의 교체입니까?'라는 성명을 28일 발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이 어떻게 시작됐다고 보십니까?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에서 출발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 3월 21일 '100분 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발언부터 지난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의 파업 찬반 투표까지 5개월 간의 흐름을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방송장악 일정표'라고 규정했다.
MBC는 "헌법과 방송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무시하는 MBC 장악 작전은 전방위로 펼쳐졌다"며 "정권을 등에 업은 언론노조는 갖가지 명목으로 권력기관을 동원하기 위해 방문진과 MBC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통신사 뉴스1은 [文대통령, 방송법개정안 재검토 지시?..靑 "토론 차원"](8월 25일자)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선은 물론 차선도 아닌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온건한 인사가 선임되겠지만 소신 없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 발언을 들어 "그동안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이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사 사장’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한 이런 과정이 헌법 21조(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위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력과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MBC 장악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MBC는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에 의연히 맞서 방송의 독립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 '특별근로감독' 비난한 '뉴스데스크' 리포트만 2달 간 10건
자사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장악'을 하지 말라는 리포트도 수차례 내보냈다. 지난 25일과 14일에는 각각 ['現 방송법 재검토' 지시?…"방송 장악 의도" 반발], [방통위, 공영방송 개입? "방송 장악 시도" "탄핵 추진"]이라는 리포트로 문 대통령과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비난했다.
11일에는 [여·야 '특별근로감독' 놓고 공방…'맹탕' 청문회], ['공영 방송 정상화' 시민행동 어떤 단체?], ["공영방송 사장, 책임 물을 수 있다"…"노골적인 탄압"] 등 하루에만 3개의 리포트가 배치됐다.
특히 MBC는 '특별근로감독' 조치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이 △중앙노동위원회가 사측의 노조 지배개입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한 점 △사측의 노조원 징계에 대해 법원이 지속적으로 노조 손을 들어준 점 △노사 분쟁이 지속되고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노사갈등이 심해진 점 등의 이유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자, 6월 29일부터 지난 24일까지 2달 간 총 10개의 리포트로 반격에 나섰다.
주로 MBC 사측이나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 야권,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을 비롯한 보수단체의 등의 입장을 부각한 기사였다.
한편, MBC본부는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 쟁의행위 확대'를 걸고 총파업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는 오늘(29일) 오후 6시 마감되며, 총파업이 가결될 경우 9월 초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전 11시 현재, 경영진의 부당한 제작자율성 침해 등에 반발해 제작거부 중인 직원은 350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김장겸 MBC 사장은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8월 23일 확대간부회의 발언)이라며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같은 날 MBC는 △회사업무 충실히 행하는 직원에 대해 허용 범위 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회사 정상화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모든 직원에 대해 잊지 않고 걸맞은 조치 △업무방해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 △회사를 위해 일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분명히 구분할 것 △회사는 묵묵히 소임을 다해 고생하는 이들에게 방송법과 상법이 허용하는 한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 등의 '회사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