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선고 예정대로… 검찰은 '전면 재수사'로

새 혐의 규명 주력하며 MB정권 정조준할 듯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박종민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변론재개를 법원이 불허하면서 '민간인 댓글 부대'로 불리는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본격적인 재수사 국면에 돌입했다.

원 전 원장의 선고를 연기하면서 공소장을 변경하는 '투트랙 전략'이 무산돼 국정원의 사이버 여론조작 전모를 규명하는 전방위 수사로 직행할 수밖에 없어서다.

원 전 원장 변론재개 신청은 일사부재리라는 장애물을 넘고 만약의 무죄 선고 가능성을 정지할 수 있는 카드였지만, 재판을 마냥 지연시킬 수 만도 없어 수사가 '시간과의 싸움'이 되는 한계 역시 품고 있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등 MB정부 핵심 인사들로 치달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이제 검찰의 타깃 자체가 곧바로 윗선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 말고, 다른 사람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우회적 표현으로 수사대상 확대 가능성을 예상했다.

오는 30일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고가 내려져 판결이 확정되면 일사부재리로 처벌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새로운 범죄 혐의를 끌어내 별건 기소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변론재개 불허에도 수사는 당연히 계속된다"며 "변론재개는 원 전 원장의 무죄 부분과 양형 등에 대해 새 증거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지 다른 혐의가 있으면 기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원 전 원장에게 횡령‧배임을 비롯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 등 새로운 혐의를 발굴해 적용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원 전 원장은 옛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조항 위반 혐의 등으로만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28일 변론재개를 위한 추가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며 "사이버 활동에 대한 지시 공모 관련 진술 등 유의미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새 혐의 입증에 대해 자신했다.

또,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MB정부 시절 국정원의 광범위한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를 내놨고, 2012년에만 30억 원이 투입된 사실들을 밝혀내 검찰 수사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국정원 차원에서도 원 전 원장 사건과 별도로 사이버 여론조작 전모를 규명하려는 만큼 국정원-청와대의 커넥션을 비롯해 일련의 과정 전반을 드러내는 게 수사의 목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