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경제자립 생각한 주기철 목사 뜻 이어갈 것"

[앵커]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한 항일 목회자로 잘 알려진 소양 주기철 목사가 연세대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연세대는 목사 주기철을 넘어 입학 당시 가졌던 그의 민족자주경제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지난 주 열린 연세대학교 하기 졸업식에서 이색 졸업자가 나왔습니다. 연세대는 일제에 굴하지 않았던 항일 신앙인 고 주기철 목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는 1916년 연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상과에 입학해 안과질환으로 1년 뒤 학교를 그만 두고, 이후 목회자로 신사참배 반대운동 등 항일운동을 하다가 1944년 옥사했습니다.

졸업식에는 고 주기철 목사의 손자인 주원 집사가 유가족 대표로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입학한지 101년 만에 졸업하게 된 고인을 대신해 가족들은 학교 측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주원 집사 / 주기철 목사 손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졸업을 못하고 그로인해 목회라는 영광스런 자리로 가시게 되셨습니다만, 연세대학교에서 기억해주시고 학위를 주셔서 가족으로서는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주기철 목사의 명예졸업장 수여는 신과대 민경배 명예교수가 추천하고, 신과대가 발의하는 등 신과대와 상경대가 함께 추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기철 목사의 민족자본에 대한 의지도 새롭게 조명됐습니다. 민경배 교수는 추천서에서 "주기철 목사에게 상과가 상징하는 현세적 사역과 신학이 상징하는 초월적 가치가 유기적으로 엉켜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산학교를 졸업한 주기철 목사가 이승훈 조만식 선생 등을 통해 민족자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민족 경제 자립의 뜻을 펴기 위해 상과에 입학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대 신과대 등은 주기철 목사의 명예졸업을 기점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주 목사의 민족경제의 정신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되새길 계획입니다.

[유영권 학장 / 연세대 신과대]
"현대 의미로 이런 약극화된 변질된 자본주의에서 기독교적인 참된 의미가 들어간 자본주의를 모색하는 모멘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주기철목사기념사업위원회와 연세대 신과대, 상경대는 올 하반기 안에 기독교적 자본주의를 모색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용현 박해우 편집 이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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