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CCTV' 일파만파…증거인멸 수사 불가피

강남구청 "서버실엔 갔지만 증거인멸 지시는 없었다" 해명

경찰에 소환된 신연희 강남구청장.(사진=황진환기자/자료사진)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삭제하는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CBS노컷뉴스 단독보도로 확인되면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강남구는 '신 구청장이 증거인멸 현장인 강남구청 전산정보과가 관리하는 서버실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는 28일자 CBS노컷뉴스 보도에 대해 "A 과장과 전산실을 간 것은 맞지만 A 과장이 불필요한 자료를 지우겠다고 보고하자 이참에 서버와 하드웨어를 직접 한 번 보고자 전산실을 찾은 것 뿐"이라며 증거인멸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증거인멸 지시를 하려 했다면 구청장실에서 하면 되지, 뭐 하러 CCTV가 있는 전산실을 같이 갔겠느냐"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확인결과 증거인멸은 지난달 21일 오후 6시 업무시간 이후부터 자정 전 늦은 밤까지 강남구청 전산정보과 A 과장에 의해 수 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 4명이 전산정보과를 찾아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사건 수사에 필요한 자료 임의제출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A 과장이 삭제한 자료는 강남구청 직원 1500명이 그동안 컴퓨터로 프린트한 문서 내용이 그대로 담긴 압축파일들로, '출력물보안시스템' 서버에 저장돼 있었다.


전산정보과 서버실을 비추고 있는 CCTV영상에는 신 구청장이 오후 6시 업무시간 이후 다수의 참모진을 대동하고 서버실에 들어가는 모습, 신 구청장과 A 과장이 함께 있는 모습 등이 그대로 녹화돼 있었다. 신 구청장이 서버실에 들어갈 때 A 과장이 문을 열어주고 인솔하는 장면도 찍혔다.

이후 신 구청장은 A 과장이 서버에 접근해 전산자료를 삭제하는 동안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신 구청장이 A 과장과 함께 있는 모습은 일부 전산정보과 직원들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CBS노컷뉴스가 '강남구청 증거인멸' 사건을 최초로 보도하자 이날 CCTV영상자료의 존재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A 과장이 혼자 자료를 삭제하는 모습이 찍혔다'고만 밝히고 신 구청장의 모습이 CCTV에 찍혔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신 구청장이 증거인멸을 직접 하거나 지시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단순히 범행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입건할 수 없으며 A씨도 신 구청장의 증거인멸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해 큰 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추후 지시한 것이 입증된다면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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