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뇌물로 보지 않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라는 껍데기를 통해 두 재단을 지원하는 형식을 취했을 뿐, 실제로는 뇌물의 성격을 벗어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은 여러 범죄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최고 45년형까지 선고가 가능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재판부는 가장 최저형인 5년을 선고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재벌에 약한 사법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비난을 자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인격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가장 낮은 최저형을 선고한 것은 다시 한 번 우리나라의 사법 정의가 아직 요원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삼성이란 '대마'(大馬)가 특권과 반칙을 일삼아왔다면, 그에 합당한 중벌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의 이같은 강경 발언은 지난 25일 이 부회장의 선고가 나온 직후 "정경유착에 철퇴를 가한 판결로, 국민들이 만족할 것"이라는 입장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징역 5년형에 그친 것이 부족하다는 비판 여론이 점차 고개를 들자, 사법부에 대한 비판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비판한 북한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은 대화의 명시적인 조건이라기보다 대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북한이 주먹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주먹을 풀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이 신세대답게 지금까지 고집한 '통미봉남' 노선을 버리고 민족의 운명을 논하는 대화의 장으로 하루 빨리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