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획에 수온상승까지 겹쳐
- 마구잡이 채취 금지…복원 구슬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동범(보성 하장어촌계장)
◆ 장동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장동범> 제가 지금 바다에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바다에 꼬막 캐러 나가신 거예요?
◆ 장동범> 네, 그렇습니다. 뭐 저희들 바다에 사는 사람이야 여기는 물 위의 바다가 아니고 갯벌 위의 바다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장동범> 그래서 평생을 '뻘짓'만 하고 삽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평생 진짜 '뻘짓' 하고 사시는...
◆ 장동범> 그렇습니다.
◇ 김현정> 43년간 지금 꼬막을 캐오셨는데. 그런데 벌교 하면 꼬막이고 꼬막 하면 벌교니까 항상 꼬막이 많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20년 전에 비해서 1% 수준으로 생산량이 떨어졌다. 이게 사실이에요?
◆ 장동범> 그게 현실입니다. 지금 저희들 지역에서 전국 생산량의 약 75% 정도를 점유를 하고 있었죠.
◇ 김현정> 네, 벌교가요.
◇ 김현정> 1.5㎏이 아니라 1.5톤이요?
◆ 장동범> 그렇습니다. 꼬막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고 표현을 할 수 있었었죠.
◇ 김현정> 그게 어느 때쯤입니까?
◆ 장동범> 여기 갯벌이 형성되면서 이래로 쭉 그렇게 해 오다가요. 실제적으로 자원고갈이 시작된 시점이 90년대 중후반, 그때부터 자원고갈이 왔었죠.
◇ 김현정> 점점 줄어들어서 1% 수준까지. 수치로 그 정도라면 실제 피부로 느끼기에는 더 심하시겠는데요?
◆ 장동범> 그렇습니다. 국어사전의 의의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그런 심경이, 심정이다. 이게 현재 저희 어민으로서는 느끼는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선생님. 지금도 갯벌에 나가계시다 그랬는데 예전에 90년대 잘 잡힐 때는 그냥 나가서 그냥 자루에 쓸어 담으면 될 정도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잡아오시는 거예요?
◆ 장동범> 이제 한 사람당 20㎏, 30㎏, 40㎏ 정도.
◇ 김현정> 아니, 1.5톤 잡던 그 시간에 20㎏, 30㎏?
◆ 장동범> 네. 킬로그램으로 잡습니다, 지금은.
◇ 김현정> 심하네요. 아니,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왜 이런 거예요, 왜 이렇게 씨가 마른 거예요?
◆ 장동범> 아무래도 소비가 증가하면서 아무래도 남획이 좀 됐었을 거고요.
◇ 김현정> 남획이 이루어졌고.
◆ 장동범> 또 저희들보다 중국은, 중국이 꼬막을 대단한 식품으로 여기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완전 전멸 고갈 상태가 왔었습니다. 그래서 96년부터 저희들이 2002년까지 중국으로 대량 꼬막 수출을 많이 했었었죠.
◇ 김현정> 완전히 없어졌다는 건 중국에서 꼬막이 완전히 없어지니까, 중국이 우리 쪽 꼬막을 수입하기 시작한 거군요.
◆ 장동범>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이유가 되겠고. 환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고온현상도 그렇고. 자연 상태 수온이 1도 이상 올라간다고 보면 꼬막이 느끼기에는 온도가 약 10도 정도 올라가는 걸로 느낀다고 그럽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중국 사람들이 아까 꼬막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그러셨는데 우리도 꼬막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좀 특별하게 여기는 게 있는 건가요?
◆ 장동범> 예를 들자면 중국 부유층에 산모가 귀한 손을 출산을 했을 때 우리는 미역국을 먹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미역국 먹죠.
◆ 장동범> 그런데 중국은 꼬막을 최초로 보혈식품으로 산모에게 먹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미역국 먹듯이.
◆ 장동범> 굉장히 귀한 식품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 땅에서는 꼬막이 잘 안 나고 먹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그러니까 우리 걸 중국이 대량으로 수입을 했군요.
◆ 장동범> 그렇죠.
◆ 장동범> 그런 정도는 아니죠.
◇ 김현정> 다행입니다.
◆ 장동범> 명맥을 이어온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고요. 저희들이 노력 끝에 자원이 회복된다면 그때는 정말 풍요로운 축제가 되겠죠.
◇ 김현정> 지금 전라남도하고 보성군에서 같이 벌교 꼬막 살리기 사업에 나섰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으로 사업하시는 거예요?
◆ 장동범> 바다목장화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목장화 사업이라는 게 뭐냐 그러면 꼬막을 자원복구하는 그런 사업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저희 보성군에 꼬막 인공 종묘 배양장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장동범> 지금 3년째 접어들었는데요. 여기서 치패를 생산을 하고요. 인공유생, 그러니까 꼬막 씨를 생산을 해서 갯벌에다 방류하는 사업이라든지. 또 직접 저희 어민들 입장에서는 청소작업, 그러니까 꼬막자원을 회복하는 데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아까 원인이 남획이라고 그러셨잖아요. 그러면 이건 어민들 스스로도 제한을 좀 둬야 될 것 같아요.
◆ 장동범> 그래서 이제 저희도 지금 규격화 생산은 진작에 오래부터 실시를 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규격화 생산이 뭡니까?
◆ 장동범> 꼬막을 남획을 하게 되면 작은 것, 큰 거 그냥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이렇게 채취를 하는데.
◇ 김현정> 그걸 못하게?
◆ 장동범> 그걸 못 하게 규격화를 해서 생산을 하고. 또 금어기에 그러니까 산란 시기를 피해서 이렇게 생산할 수 있도록 지금 유도를 해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43년 동안 꼬막과 함께 살아오신 분인데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사셨겠죠? 막상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속이 많이 상하시겠어요.
◆ 장동범> 43년 전 20살 때 제가 이걸 꼬막과 인생을 살아보고자 했었을 때는 꼬막이 과잉생산이 돼서 걱정이 돼서 시작을 했었던 일이었죠.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이 오고 보니까 마음이 참담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제가 꼬막의 풍요를 지원하는 마음이죠. 크게 꼬막상을 돌로 하나 새겼습니다.
◇ 김현정> 꼬막상, 조각상을 세우셨어요?
◆ 장동범> 그렇습니다. 세워서 꼬막을 다시 자원을 복구하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 김현정> 꼬막을 이렇게 정말 자식처럼 사랑하는 분들이 계시는 곳이라면 저는 벌교 꼬막 금세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고요. 제가 요새 참 힘내시라고 말씀드려야 하는 인터뷰 이거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도 힘내시고요.
◆ 장동범> 그럼요. 생명을 다할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옛 시절의 그 모습으로 복구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정> 저 꼬막 정말 좋아하거든요. 얼른 좀 풍성,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리고요. 얼른 가서 또 꼬막 잡으세요. (웃음)
◆ 장동범> 네, 고맙습니다. (웃음)
◇ 김현정> 네, 고맙습니다.
◆ 장동범> 네네.
◇ 김현정> 43년간 꼬막업에 종사하신 분이세요. 전 어촌계장을 지낸 벌교 하장의 장동범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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