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잘 나가는 이유를 보여준 '전율의 6회'

롯데, 넥센과의 4-5위 맞대결 승리…이대호 6회 결승포 작렬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는 최근 16경기에서 13승을 올린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 주말 2연전 첫 경기에 나섰다. 하영민은 무려 487일만에 선발 등판했고 채태인과 고종욱 등 주축 타자들은 부상 때문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게다가 112일만에 만원 사례를 달성한 부산 사직 원정이었다.

넥센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넥센은 26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까지 롯데와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선발 하영민은 제구가 다소 불안했지만 4회까지 롯데 타선을 1점으로 막고 제 몫을 해냈다. 롯데가 1회말 박헌도의 적시타로 1점을 뽑자 넥센은 4회초 김민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팽팽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승부의 추는 6회에 기울었다.

롯데는 6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발 김원중이 서건창, 초이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최근 물 오른 4번타자 김하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넥센은 단숨에 경기 흐름을 가져올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민성이 때린 타구가 3루를 향했다. 롯데 3루수 김동한은 안정된 수비로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냈다.

"지금 투수들이 잘 던지는 이유는 내야수들이 워낙 수비를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수들이 변수 없이 공을 던지고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의 말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장영석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김원중이 이택근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김원중은 무사 만루를 실점없이 막아내 누가 나와도 에이스처럼 보이는 요즘 롯데 선발진의 '포스'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6이닝 1실점 호투로 롯데 선발투수들의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6회초 무사 만루 위기 때 김민성의 땅볼을 잡고 홈으로 송구하고 있는 롯데 3루수 김동한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위기 뒤의 찬스가 찾아왔다.

롯데 이대호는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의 두 번째 투수 윤영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27호 솔로홈런을 때렸다.

맞는 순간 좌익수 이택근이 제 자리에서 멈췄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이대호는 0볼-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윤영삼이 던진 슬라이더가 높게 제구되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대호가 득점 해결 능력을 발휘하면서 경기 흐름을 급격하게 롯데 쪽으로 넘어왔다. 넥센은 6회초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기에 심리적인 타격이 적잖았을 것이다. 승부처에서 중심타자가 제 몫을 해내는 장면은 요즘 롯데 야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대호는 이날 솔로홈런으로 8월에만 22타점을 적립했다.

8월 상승세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롯데의 6회 수비와 공격이었다.

롯데는 넥센을 6-1로 누르고 파죽의 6연승 및 홈 10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7회말 손아섭의 우월 투런홈런이 터지자 팽팽하던 긴장감도 사라졌다. 손아섭은 데뷔 후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인 시즌 19호를 기록했다.

이미 22도루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데뷔 첫 '20-20(홈런-도루)' 달성까지 홈런 1개만을 남겨뒀다.

롯데는 8회말 2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원중은 시즌 6승(6패)째를 챙겼다. 이대호는 KBO 리그 통산 22번째 900타점을 달성했다. 넥센과의 4-5위 맞대결에서 승리, 최근 17경기에서 14승을 올린 4위 롯데는 넥센과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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