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靑비서실은 양계장…총리실은 산란계"

열악한 업무환경과 격무에 대한 애로사항 담은 '블랙 조크' 날려

회의장으로 향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운데)와 국무위원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낙연 국무총리가 25일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을 대처에 따른 격무와 청와대·정부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빗댄 씁쓸한 농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이낙연 총리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의 업무 보고를 받기 위해 정부 세종청사를 찾았다.

업무보고에 앞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던 문 대통령은 "여기는 굉장히 널널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빡빡하다"며 "방금 보건복지부도 들렀다 왔는데 공간이…"라며 예상보다 열악한 세종청사 상황에 대해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웃으며 "(그래도) 저희보다는 업무환경이 정말 좋더라"고 말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고, 이낙연 총리가 "청와대 비서실장은 양계장 수준"이라고 되받아치면서 현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광화문(청사)도 (열악한 환경은) 비슷하죠? 총리실은(어떻습니까)?"이라고 물었고, 이 총리는 "총리실은 산란계 수준"이라고 받아쳐 현장에 다시 웃음이 터졌다.

이 총리의 이런 발언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양계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청와대와 정부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설명하고, 이어지는 대책 발표 요구로 매일 알을 낳는 산란계처럼 대책을 생산하고 있는 부처 상황을 '블랙 조크(씁쓸한 농담)'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한 직원은 광화문청사의 업무공간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설명을 했고, 문 대통령은 "그것(청사 공간 확보)이 돼야 비로소 '광화문 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다른 참석자가 "행정안전부를 세종으로 내려 보내면 가능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권했고, 문 대통령은 "우리는 그런 부분에 머리가 쑥쑥 잘 안 돌아간다"고 농담을 하며 참석자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이춘희 세종시장은 참석자들에게 "세종으로 오시라"고 권하며 "문 대통령도 오시면 건물이 하나 있어야하고 해서 (세종시) 가운데 땅을 비워 놨다. 호수공원 등을 정원 삼아서 국회로 오시라"고 은근히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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