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싱평의회(WBC)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대결 승자에게 주어질 벨트를 공개했다.
두 선수의 격돌은 '세기의 대결'로 불리지만 타이틀이 걸린 시합은 아니다. 그런데도 WBC는 일회성 벨트를 제작하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돈이 아니었다면 성사되지 않았을 두 선수의 대결을 상징하듯 벨트의 명칭 자체도 '머니 벨트'다.
마우리시오 술라이만 WBC 회장이 손수 소개한 이 벨트는 이탈리아 악어가죽에 3천360개의 다이아몬드, 600개의 사파이어, 300개의 에메랄드, 1.5㎏의 순금 등 화려한 보석들을 촘촘히 박아 호화롭기 그지없다.
2년 전 메이웨더와 매니 파키아오(39·필리핀)의 경기 때도 유사한 벨트가 제작된 바 있다. 당시 벨트의 명칭은 '에메랄드 벨트'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 매출이 7억 달러(약 7천912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심지어 10억 달러(1조1천303억원)를 말하고 있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 대결 때의 5억5천만∼6억 달러(약 6천216억∼6천782억원)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과연 두 선수의 '세기의 대결'이 이러한 천문학적인 금액에 비례하는 멋진 시합이 될지, 아니면 비평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세기의 서커스'가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리로서는 먼저 눈살부터 찌푸리게 된다.
이 벨트에 장식된 세계 각국의 국기 가운데 욱일기가 버젓이 들어가 있어서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이었던 일본의 군대가 쓰던 깃발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서양의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금기시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은 세계가 보는 앞에서 이 대결의 승자가 욱일기가 새겨진 벨트를 허리에 두르는 모습을 보게 생겼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는 오는 27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12라운드 복싱 대결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