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5일(한국 시각) 미국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탈삼진 4피안타 2볼넷 1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팀이 3-1로 앞선 7회초 타석에서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대타 오스틴 반스와 교체됐다.
다저스가 8회 홈런 2방을 더해 5-2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5승(6패)째를 거뒀다. 지난 7일 뉴욕 메츠 원정에서 7이닝 무실점 4승째 이후 19일 만의 승리다. 이후 류현진은 13일 샌디에이고전 5이닝 3실점, 20일 디트로이트전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지만 승패는 없었다.
3경기 만이자 올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다.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3.45에서 3.34까지 낮췄다. 후반기 ERA도 1.55에서 1.54로 더욱 낮췄다.
▲4일 휴식 뒤 등판에도 6이닝 '건재 또 확인'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있는 승리다.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값진 승리였다. 류현진은 4일 휴식 뒤 등판임에도 오히려 앞선 두 경기보다 많은 6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또 전날 리치 힐의 아쉬운 퍼펙트 무산 뒤 당한 연장 패배의 아쉬움과 1~3선발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다시 살린 역할을 해냈다.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을 놓고 무력 시위의 의미도 있었다.
류현진은 5일 전 디트로이트와 원정에서 호투에도 5이닝만 던졌다. 투구수는 89개로 다소 적긴 했지만 이날 피츠버그 원정에 대비한 포석이었다.
4일 휴식 뒤 승리로 류현진은 더욱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날렸다. 20일 경기에서 류현진은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2014시즌 뒤 팔꿈치 수술 재활 이후 3년 만의 100이닝이었다.
여기에 5일 만의 등판에서 더욱 좋은 투구를 보이면서 완전히 전성기 수준에 근접한 상황임을 입증했다. 장기인 체인지업에 컷 패스트볼이 완전히 새 무기로 장착됐다.
▲1~3선발 부재에도 승리, PS 무력 시위
팀 분위기를 다시 반등시킬 발판을 마련한 호투였다. 전날 다저스는 대기록을 놓쳤고, 패배까지 안았다. 좌완 선발 힐이 8회까지 완벽하게 막아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3루수 로건 포사이드의 실책으로 퍼펙트 게임이 무산됐다. 힐은 9회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으나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자칫 팀 분위기도 침체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듬직하게 선발 역할을 해냈다. 팀 타선도 주포 코디 벨린저의 부재와 전날 여파 때문인지 6회까지 2점에 머물렀지만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버텨주자 이후 화답했다. 7회 키케 에르난데스의 적시타로 달아난 다저스는 3-2로 쫓긴 8회 야스마니 그랜달과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렸다. 이날 경기 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PS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은 때문이지만 다저스로서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처지다.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알렉스 우드, 리치 힐 등 쟁쟁한 4선발이 버티고 있기 때문. 물론 힐을 제외한 나머지는 부상자 명단에 있지만 조만간 돌아올 계획. 류현진은 불펜에서 PS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기세라면 감독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1~3선발이 없는 가운데 류현진은 후반기 2승 무패 ERA 1.52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11승5패, ERA 3.88)와 경쟁에서는 일단 앞서 있는 모양새다.
후반기 우리가 알고 있는 괴물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온 류현진. 과연 PS 무대에서도 선발로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