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유·무죄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강요성' 인정 여부가 유무죄 가를 듯

12년 구형 선고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세기의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유·무죄 판결 가운데 어떤 판단을 받을까?

다수의 법조인들은 이미 나와있는 것처럼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을 '강요로 볼 것이냐, 아니면 뇌물로 볼 것이냐'가 판단의 핵심 골격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요와 뇌물죄는 재판 내내 변호인측과 특검측이 다퉜던 뼈대 구조이다.

법조인들은 이 부회장은 다음 세가지 중 하나에 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번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삼성에 대한 요구에 "'강요성'이 없었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두번째는 강요가 있고 정도도 커서 도저히 "삼성이 피할 수 없었다"고 판단하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당연히 이재용 부회장은 유죄 처분을 받는 것이고 후자라면 무죄 판단을 받게 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강요성'이 있긴 하지만 (삼성이) 거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미약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이 경우도 어쨌든 유죄에 해당한다. 다만 첫번째의 단순 뇌물죄보다는 양형에서 그에 합당한 정상참작을 받을 여지가 있다.

재판에서 변호인측과 특검은 즐기차게 '강요라고 주장하는 근거들'과 '강요가 아니라
경영승계 혜택을 위한 적극적 뇌물 공여라는 근거들'을 놓고 50여차례에 걸쳐 불꽃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김진동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도 공판 막바지 피고인 신문과 공방기일에서 이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재판부>박상진 사장(대한승마협회장)에게 승마 지원을 지시한 이유는 뭔가요?

이재용>대통령이 그렇게까지 말씀하는데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재판부>이 사건의 중요한 문제인데 피고인이 생각하기에 대통령에게 잘 보이거나 밉보이거나 했을 경우 피고인 혹은 삼성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불이익이 어떤게 있습니까?

이재용>승마협회 건 가지고 잘못했다고 불이익을 받겠습니까? 그건 지원하면 되고 그리고 사람 바꾸면 되고 그걸 갖고 삼성에 불이익을 줄거라 생각한 적 없습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과 권한을 따지는 질문도 많았다. 삼성 측은 정유라 승마지원과 삼성합병 등 경영 문제에 이 부회장이 관여하지 않고 최지성 전 그룹 미래전략실장이 도맡아 처리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재판부>최지성 실장한테 삼성 합병 추진에 들었나요?

이재용>그렇습니다

재판부>피고인은 임원도 아니고 아는 것도 없어 삼성합병(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피고인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로써 이해관계도 있는데 남의 일처럼 '알아서 해라'했다는 건 어색한데 어떤가요?

이재용>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미래전략실을 신뢰했다는 거지 방관했다는게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유·무죄를 좌우할 요소는 청와대와 삼성 간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강요에 못이겨 정유라 승마지원 등을 했다고 판단한다면 재판부는 그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무죄를 선고할 것이다.

그것이 도저히 설명이 안되고 납득이 어렵다면 반대의 처분, 즉 유죄가 내려질 것이다. 그리고 특검과 삼성 변호인측이 각각 주장해 온 수많은 사실과 증거·주장들은 모두 그 결정을 합리화하는 자료들로 동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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