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나라의 생리대 '릴리안' 부작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생리주기 변화 등 부작용에 대한 피해배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단소송에 본격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릴리안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생리대와 유아용 기저귀, 성인용 요실금 기저귀 등 비슷한 제품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들끓었던 '케미포비아'(생활 화학제품 사용을 꺼리는 현상)가 또다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 단 이틀만에 1만명 '릴리안' 소송 의사 밝혀
설문조사를 실시한 전날 하루에만 64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데 이어 단 이틀만에 1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집단소송 참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이날 오전 한때 법무법인 법정원이 마련한 신청서 작성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는 마비되기도 했다. 소송 준비를 위해 개설된 인터넷 카페도 접속량이 폭주하며 회원수가 8,500명을 넘어섰다.
법정원 측은 "릴리안을 사용한 소비자는 누구나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며 "1차, 2차, 3차 등으로 나눠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정원은 1차 소장을 다음주 중 제출할 계획이다.
◇ "생리주기 변화" 부작용 피해 주장 봇물
여성환경연대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을 통해 모두 3,00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해 제보 내용을 분석한 결과,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 가운데 65.6%(1,977명)가 생리주기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생리기간이 줄었다는 사례도 이어졌다. 2일 이하 줄었다는 응답이 35.8%(1076명)로 가장 많았고 3일 이상~5일 이하 감소가 34.9%(1050명)로 전체의 70.7%를 차지했다. 폐경이 된 경우도 4.7%(141명)나 됐다.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응답은 68%(2045명)이었고 가려움증 등 피부질환을 호소한 경우도 48.3%(1453명)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릴리안' 부작용 논란이 기저귀 등 다른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 "기저귀도 못 믿어"…확산되는 '케미포비아'
온라인 상에는 '릴리안'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생리대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누리꾼들이 줄을 잇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naej****은 "왜 릴리안만? 생리대 전체 검사하고 문제된 상품 모두 환불 보상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sist***는 이번 릴리안 사태에 대해 "생리대 계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될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생리대는 물론 기저귀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누리꾼 mat****는 "애 기저귀는 믿을 수 있었던가"라며 "화장지든 기저귀든 모두 불매운동해야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흡습제가 들어 있고 뽀송뽀송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생리대와 기저귀는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아이는 1,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계속 매일 기저귀를 쓴다는 점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유해물질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릴리안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자 제조사 깨끗한 나라는 전날 전 제품에 대한 환불 조치를 발표했다.
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씨유(CU), GS25, 올리브영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릴리안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