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7 패배를 안았다. 지난 17일 두산전 이후 최근 5연패다. 올 시즌 KIA의 가장 긴 연패다.
특히 KIA가 자랑하는 원투 펀치가 나왔음에도 당한 연패다. KIA는 22일 다승 1위(17승)의 양현종이 나섰지만 3-7 패배를 안았다. 23일에는 16승의 헥터 노에시가 출격했으나 역시 패배를 면치 못했다.
그러면서 2위 두산이 성큼 다가왔다. 이날 SK를 연파한 두산은 66승46패2무로 KIA(69승42패1무)에 3.5경기 차로 추격했다. 후반기 1위 수성의 최대 위기다. 전반기를 2위 NC에 8경기 차 1위로 마친 KIA는 후반기 첫 주 2위와 4경기 차가 가장 적은 승차였다. 이후 꾸준히 5.5~6경기 차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5연패를 당하면서 간극이 적잖게 좁혀졌다. 최근 10경기에서 KIA는 4승6패로 허덕였고, 2위 두산은 7승3패의 상승세를 달렸다. 특히 지난주 KIA 연패의 시작이던 주중 잠실 대회전에서 두산은 2연승으로 승차를 좁혔다. 앞서 두산은 롯데에 연패를 당하고, KIA가 NC를 연파하며 격차가 8경기로 벌어진 직후였다.
사실 KIA는 올 시즌 1위 수성의 더 큰 위기를 넘어선 적이 있다. 바로 NC에 공동 1위를 허용했던 지난 6월이다. 시즌 초반인 4월 12일부터 순위표 맨 위를 지켜온 KIA의 전반기 최대 위기였다.
당시 KIA는 NC와 마산 원정에서 3연패를 당하며 1위를 나눴다. 6월 23~25일까지 벌어진 시리즈 참패였다. 그러나 KIA는 이후 7연승을 달리며 다시 단독 1위로 치고 나섰다. 연승이 끊긴 이후에도 5연승을 내달렸는데 특히 전반기 마지막 광주 홈 시리즈에서 NC에 당한 3연승을 고스란히 되갚았다.
다만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6월 NC와 3연전에서는 3~5선발이 나섰다. 팻 딘과 정용운, 임기준이 선발이었다. 이후 양현종이 3연패를 끊었고, 헥터와 팻 딘이 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정용운 등 나머지 투수들도 힘을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현종과 헥터마저 연패를 중단시키지 못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타선 침체다. 6월 위기 당시 KIA는 활화산 같은 타격의 힘으로 시련을 이겨냈다. KBO 최초로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7월 5일 SK와 원정에서는 비록 졌지만 4회까지 1-12로 뒤지다 5회만 무려 12점을 뽑아 역전시키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다만 방망이는 주기를 타기 마련이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반복한다. 전반기 워낙 가파른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KIA 타선도 후반기 고비를 맞을 때는 됐다. 지금이 그 시기다. 그러나 부진이 깊었던 KIA라 그만큼 다시 치고 올라올 가능성도 높은 게 사실이다. 다만 반등의 도화선에 언제 불이 붙느냐의 문제다.
KIA는 24일부터 한화와 대전 원정 2연전에 나선다. 상대 선발은 안영명, 후반기 5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ERA) 7.46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통산 KIA전 성적이 45경기 4승4패 4세이브 ERA 3.60으로 좋았다. 한화는 최근 7승3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KIA의 선발 카드도 강하다. 팻 딘은 올해 한화전 3경기에서 2승 ERA 1.89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전반기 5승5패 ERA 4.88이던 팻 딘은 후반기 1승1패 ERA 3.48로 나아졌다. 타선이 초반 도와준다면 연패 탈출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규리그 우승과 KS 직행으로 가는 길에 험난한 고비를 만난 호랑이 군단. 과연 시련을 이겨내 챔피언에 걸맞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