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헌병단 원사, 부대 흙 3천750톤 빼돌리다 적발

육군 헌병단에서 근무하는 원사가 부대 건물 신축공사 과정에서 나온 흙 3천750톤을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23일 군인권센터와 육군에 따르면 육군 5군단에서 헌병 수사관으로 근무하는 이 모 원사가 지난달 초 헌병단 건물 신축공사에서 나온 흙을 군단 휘하 한 부대 인근에 있는 본인 가족 소유의 밭으로 무단 유출했다.

이 원사가 빼돌린 흙은 25t 트럭 150대 분량인 3천750톤으로 파악됐다. 이 원사는 흙을 유출하기 위해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 때문에 밭의 흙이 유실됐다'는 내용의 민원을 직접 만들어 민원 해소 차원에서 밭에 흙을 제공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원사는 빼돌린 흙을 다시 부대로 원상복구시키기로 했으나 아직 반납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육군의 다른 감찰라인이 사실 관계를 확인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 원사가 속한 5군단 헌병단은 아무런 형사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고, 헌병단장 백 모 대령은 이 원사가 내달 1일자로 전역 예정자를 위한 전직교육을 받도록만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사는 당초 올 11월부터 교육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이 불거진뒤 일정이 앞당겨 진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국가 재산을 함부로 빼돌린 사건을 수사해야 할 헌병단장이 오히려 이를 무마하려 한 것 "이라며 "헌병단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육군 고등검찰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육군본부 헌병실이 해당 부대에 인원을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흙을 가져간 것은 사실로 나타났으며, 전직교육 일정 변경은 다른 개인사 때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반출된 흙은 이달 말까지는 다시 옮길 예정이고, 해당 원사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모두 확인되는 대로 징계나 형사처벌 등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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