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로 2배 수익" 1500억원 챙긴 국제금융사기단

경기남부경찰, 필리핀서 총책 등 29명 검거…피해자 3만명 넘어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찰에 검거된 국제 금융피라미드 조직 총책 마모(45)씨.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한국과 필리핀에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거래소를 두고 1500억원대 투자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29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국내 투자자모집책 우모(62‧여)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62)씨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국제금융투자사기단 대표 마모(45)씨 등 3명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국가수사국에서 국내 송환 대기 중이다.

마씨 등은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투자자 3만5974명을 대상으로 1552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비트코인을 모방한 가짜 가상화폐인 '헷지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면 6~7개월만에 투자원금의 2배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씨는 시중에서 현금화가 불가능한 '헷지비트코인'이라는 정체불명의 가상화폐 개념을 만들고 서울 강남‧관악, 경기 수원, 대전 등 22개의 투자자 모집 센터를 개설하는 등 전국 규모의 금융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했다.

그러면서 필리핀 마닐라에 'FX시스템즈' 라는 가상화폐 온라인 거래소를 두고, 국내에는 온라인거래소를 개설한 뒤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입금 받았다.

이후 피해자들에게는 온라인상으로 가짜 가상화폐를 투자배당금 형식으로 지급해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피해자들이 투자배당금 및 투자자 모집 수당으로 받은 '헷지비트코인'은 실제 현금으로 유통할 수 없어 아무런 쓸모가 없다.

특히 이번에 필리핀에서 검거된 총책 마씨는 2006년 15만명을 상대로 3200억원 상당의 통신다단계사기 행각을 벌이고 위조 여권을 이용해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밀항을 한 전과자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마씨는 필리핀으로 도피 한 뒤 이전 사건의 공범들과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금융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해 이번 범죄를 기획했다"며 "그러나 경찰의 끈질긴 추적수사로 해외 도피 11년만에 필리핀에서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투자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헷지비트코인'은 현금화 할수 없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 2명에 대해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하고 추적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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