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도 멈출까… MBC 예능·라디오PD들 '파업 결의'

KBS-연합뉴스서도 경영진 퇴진 및 방송 정상화 목소리 높아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되는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사진=MBC 제공)
MBC 예능·라디오PD들도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과 AM/FM 두 개의 채널에서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결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 소속 예능PD들은 21일 오후 총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56명 전원이 총파업에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 MBC의 간판 예능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도 MBC본부 노조원이다.

외주 프로그램 비중이 적지 않아 당장은 '결방'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MBC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는 29일 총파업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MBC본부 소속 라디오PD 36명도 같은 날 총회를 열어 제작거부와 총파업 동참을 결의했다. 구체적인 돌입 시기와 방법은 자체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22일 현재 'PD수첩' 제작진을 포함한 시사제작국 기자·PD, 콘텐츠제작국 PD, 카메라기자, 아나운서, 편성PD, 드라마PD, 예능PD, 라디오PD가 제작거부 중이거나 제작거부를 앞두게 됐다.


또한 오늘(22일)은 영상미술협회, 내일(23일)은 기술협회와 경영협회의 총회가 예정돼 있다. 총회 후 제작거부 합류 결정이 나면 사실상 MBC 내 모든 직군이 참여하는 셈이 된다.

노조 활동 경력 등을 기준으로 직원을 4등급으로 분류한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블랙리스트)와 MBC본부 노조원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이 나타난 방송문화진흥회 속기록을 차례로 폭로한 MBC본부는 2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 경영진 비위 폭로 예고한 KBS 새노조, 사장 퇴진 입 모은 연합뉴스 기자들

KBS기자협회는 지난 16일 긴급 총회를 열었고, 99.29%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사진=KBS기자협회 제공)
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 요구는 국가기간방송사인 KBS와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에서도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고대영 사장 퇴진에 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KBS기자협회(협회장 박종훈)는 지난 16일 99.29%의 찬성률로 제작거부를 결의했고, KBS 각 부문 구성원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어 제작거부를 예고했다. 특히 KBS기자협회는 보고서를 발행해 자사 보도 감시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한완상 전 국무총리,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등 'KBS 내 출연자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던 새노조는 오늘(22일) 오전 10시, KBS이사회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의 배임 및 김영란법 위반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사장이 규정에도 없는 관용차를 이 이사장에게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비위를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는 이른바 '장충기 사장 청탁 문자' 사실이 드러난 후 분위기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시사IN은 유수 언론사 간부들이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를 단독보도했고, 미디어오늘은 발신자의 실명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 조복래 상무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이 있다"면서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져 간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창섭 편집국장은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이 꼽은 "밖에서 삼성을 돕는 분들" 중 한 명이었다.

23·24·25기(40명), 26·27기(17명), 29기(12명) 기자들과 28기(10명), 30기(14명), 33기(32명) 기자들은 각각 14일, 16일에 성명을 내어 박노황 사장 등 경영진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중견사원 78명도 21일 성명을 내어 "지난 2년 반 동안 박노황 사장 취임 이후 경영진의 독선적이고 편향적인 경영 행태로 인해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말 못할 고통을 겪었다"며 "최근에는 경영진과 편집국장 직무대행 등이 정권은 물론 재벌기업 간부에게 아부하는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태가 여기에 이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박노황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관련 책임자 해임 △경영진 즉각 사퇴 △현 경영진을 선임하고 편향된 경영을 방관해 온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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