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는 송도 6·8공구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송도 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007년 8월 SLC(송도 랜드마크시티 유한회사)에 송도 6·8공구 228만㎡(69만평)에 대한 독점개발권을 부여해 151층짜리 인천타워를 포함한 업무, 상업, 주거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국제도시를 개발하는 내용의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SLC 지분은 미국계 자본인 포트만 홀딩스가 39.7%,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29.7%, SYM 0.9%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151층 인천타워 건립이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 전 차장이 지난 2012년 8월 경제청 도시개발본부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석달 뒤인 11월에 SLC에 '사업추진 의지와 능력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회계 등 검사를 하려고 하니 적극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 검사계획 통보 및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뒤 SLC를 대상으로 회계검사를 벌였다. 그런데 정 전 본부장은 한 달 뒤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
인천경제청은 유정복 시장이 취임한 지 7개월만인 지난 2015년 1월 SLC와 토지공급 면적을 228만㎡(69만평)에서 34만㎡(10만3천평)로 줄이고, 토지매각가를 3.3㎡당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업계획조정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때 SLC 지분은 포트만 홀딩스가 16.3%로 줄어들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41.4%, SYM 0.9%였다.
이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은 SLC가 해당 용지에서 아파트를 분양해 발생하는 내부수익률이 12%를 넘을 경우, 수익에 대해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했다. 당시 이종철 전 인천경제청장이 있었고, 현 인천시 조동암 경제부시장이 경제청 차장이었다.
그런데 정 차장이 지난 2월 인천경제청 차장에 부임한 지 석달 뒤에 SLC측에 블록 별로 개발이익을 정산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SLC는 7개 블록 모두 개발이 끝난 뒤에 정산하자는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는 2개 블록에 대한 분양이 이뤄졌다.
문제는 2015년 1월 맺어진 사업계획조정합의서에 블록 별로 정산할지 모든 사업이 끝난 뒤 정산할지에 대한 명확한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인천경제청이 당시 SLC에 부지를 3.3㎡당 300만원에 매각했는데, 현재 송도 땅값이 3.3㎡당 1200만원이 넘는다며 차익만 9천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동암 경제부시장은 "2015년 1월 당시는 인천의 부동산 경기가 아주 안좋을 때였고, 공론화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발이익에 대한 검증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하는 것을 정설로 하고 판례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정 전 차장이 작심하고 글을 올린 것은 이달 초 유 시장이 자신보다 나이도 어리고 고시 기수도 낮은 김진용 시 핵심추진시책단장을 인천경제청장에 내정한데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 차장(54)은 기술고시에 합격해 1986년 5월 공직을 시작했으며, 김 내정자(51)는 1995년 지방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정 전 차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지방공무원 하기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국가공무원에서 전직한 것이 요즘에 와서 점점 후회막급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처드셔야 만족할는지?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며 사실상 송도 개발사업을 둘러싼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시는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 단장을 경제청 차장에 임명하는 한편, 정 전 차장을 대상으로 SNS에 글을 올린 배경과 사실관계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