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의 순위 경쟁 외에도 개인 타이틀 경쟁 역시 뜨겁다. 타이틀을 지키려는 선수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선수들의 경쟁으로 KBO리그는 마지막 경기까지 뜨거울 전망이다.
팀마다 많게는 36경기에서 적게는 2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개인 타이틀을 획득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 '다승왕' 양현종-헥터 집안싸움
다승왕은 집안싸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7승(3패)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팀 동료 헥터 노에시가 16승(2패)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최근 페이스는 양현종이 조금 앞선다. 전반기를 13승 3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마쳤던 양현종은 후반기에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5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 중이다.
전반기 14승 무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헥터는 후반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으로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차이가 단 1승에 불과해 순위는 언제든 바뀔 변수가 있다. 공동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KIA 입장에서는 어떤 선수가 이기던 2011년 윤석민(17승) 이후 다승왕을 배출한다는 사실이 반가운 소식이다.
이미 시즌 최다승(16승)을 넘어선 양현종은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한다. 구단 사상 첫 좌완 20승 도전이 그것이다.
KIA의 전신인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타이거즈 소속으로 20승을 달성한 투수는 이상윤(1983년 20승)과 선동열(1986년 24승, 1989년 21승, 1990년 22승) 둘뿐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우완 투수다.
KBO리그로 확대해도 좌완 투수 20승은 얼마 없다. 딱 두 차례 있었다. 1985년 김일융(25승·당시 삼성)과 1995년 이상훈(20승·당시 LG)이 그 주인공이다. 양현종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잡았다.
소방수 경쟁 역시 2파전으로 좁혀졌다. 손승락(롯데)이 28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임창민(NC)이 26세이브로 추격 중이다. 3위 정우람(한화)은 20세이브로 다소 격차가 벌어졌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임창민의 독주 체제였다. 21세이브를 수확하며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후반기에 접어들고 손승락이 치고 나왔다.
전반기 32경기에서 15개의 세이브를 수확한 손승락은 후반기 18경기에서 벌써 13세이브를 거뒀다. 롯데의 살얼음판 승부가 잦아지면서 그만큼 등판 기회가 늘어난 것도 많은 세이브를 챙기는 데 한몫했다.
◇ 최형우-최정, 토종 자존심 세운다
지난해 타율·안타·타점에서 리그 1위에 오르고도 투수 3관왕에 오른 더스틴 니퍼트(두산)에 정규리그 MVP를 내줬던 최형우는 올 시즌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KIA의 선두 질주를 견인하고 있다.
최형우는 2위 최정(SK·92타점)에 타점 10개 이상 앞서 있어 아직은 여유로운 상황.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타점왕은 최형우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타점은 최형우에 밀려있는 최정이지만 홈런만큼은 리그 최고다.
지난해 에릭 테임즈(당시 NC)와 함께 40개의 아치로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은 올 시즌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 38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2년 연속 홈런왕 등극을 노린다.
최정이 후반기 잠시 주춤한 틈을 노려 2위 윌린 로사리오(한화)와 3위 김재환(두산)이 30홈런 고지를 넘으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역전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