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 넘는 군 생활 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이 전 의장 내외를 위한 문 대통령의 '깜짝 전역 선물'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전 의장의 전역식을 겸한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이 전 합참의장 부부에게 캐나다 왕복항공권을 전달했다. 현직 대통령이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42년간의 군생활 동안 마흔다섯 번의 이사와 부부동반 해외여행이 전무했다는 말씀을 전해들은 문 대통령께서 캐나다에 거주하는 딸에게 부부가 함께 다녀오라는 배려의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취임식 축사를 통해 전 의장의 별명을 친근하게 언급하며 이 의장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는데 이 대목에선 장내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장을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라고 말하며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 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순진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 한다"며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장의 전역식을 겸해 진행된 이날 이·취임식에 문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군 지휘부 초청 오찬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의장은 "(군 생활을 하는) 42년간 마흔다섯 번의 이사를 했고, 동생들 결혼식에도 한 번도 참석 못 했다"며 "이것이 분단 상태인 조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에 큰 감명을 받은 문 대통령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이 전 의장의 전역일을 물었고, 전역식이 이·취임식과 함께 이뤄진다는 것을 듣고 꼭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이 의장 전역식에는 꼭 참석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히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파격 행보는 평생을 국가안보에 헌신한 노병에 대한 국가차원의 예우를 보여주는 동시에 방산비리 의혹으로 위축된 군심(軍心)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오늘 대통령이 합동참모의장 이․취임 및 전역식에 처음으로 참석한 것은 지난 광복절 축사에서 말씀하신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생을 국가에 헌신하고 명예롭게 제대하는 군인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자 하는 것과 군인으로 묵묵히 나라에 헌신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를 제대로 알려 국민께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받게 하고자 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