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칭찬 교차하며 군기잡는 이 총리

행안부 지방재정 보고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류영진 식약처장을 질책한 데 이어 18일에는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의를 강하게 환기시켰다.

이 총리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보고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따끔하게 질책하는 등 '군기총리' 행보를 이어갔다.

이 총리는 이날 총리실 간부회의에 앞서 민생 현안인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정부 대응 방안과 관련해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총리는 김 장관에게 "신뢰가 생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완벽하게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국민에게 설명해 달라. 국민이 의심하는 부분이 있으면 계란을 전량 재검사해서라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농식품부가 살충제 성분이 발견된 농장 명단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부 농장이 누락되는 등 혼선을 빚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총리는 전일 정책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도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정부 대책과 관련해 류영진 식약처장 등을 상대로 40분간이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날카로운 질문을 한 뒤, "늙은 기자의 마음으로 질문을 했다. 젊은 기자 시각에서 질문하는 것은 훨씬 예리할 텐데 이런 질문도 답변하지 못하면서 브리핑을 할 생각 마라"고 질책을 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다른 주제이지만 이날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보고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따끔하게 한마디를 했다.

이 총리는 '제2차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오늘 회의를 위해 몇 번 사전보고를 받았지만,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의문을 다 풀어주지는 못하는 그런 보고였다"고 질책했다. 이날 회의에는 행안부 심보균 차관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지방재정과 관련해 "두 가지의 큰 요구가 있는데, 하나는 지방분권화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또 하나는 지방에 합당한 부담을 드리는 것이 어떤 선인가 하는 점"이라면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도 이제까지의 방식을 답습하는 식으로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가 지난 정부의 메르스 사태처럼 살충제 파동을 정부의 유능·무능 여부를 판단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하는 만큼 관계 부처에게 강한 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정에 대해 꼭 질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의 SNS 삭제 지시 논란 등 경찰 내부 갈등에 대해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리가 국정 현안과 관련해 내각의 수장들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거나 질책하는 방식으로 기강을 잡는 모습은 과거 정부와 크게 비교되는 '정치 행태'로 비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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