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수조사과정 부실…불신 쌓일 수밖에
- 육계 농장 안전? 일일이 조사한 것 아냐
- '먹을거리' 정부차원 철저한 관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 센터장)
◆ 안종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청취자들로부터 많이 들어온 질문부터 제가 좀 드려볼게요. 지금 검출된 양 정도라면 평생 동안 하루 5개 이하만 먹으면 별 문제가 없는 양이다. 성인 남성 한 60kg 남성 기준으로. 이런 보도도 있었는데 이거 사실인가요?
◆ 안종주>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문제가 된 그런 농약들. 양계장에서 심지어는 21배, 20배 넘는 게 또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준치에 어느 정도 넘었느냐 이런 것도 따져봐야 되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이게 어린이 같은 경우는 어른보다 몇 배 더 위험하기도 하고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거를 이렇게 일괄적으로 말하기가 힘듭니다.
◇ 김현정>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혹시 껍데기를 씻어 먹으면 안 되느냐, 이런 질문도 들어오는데요.
◆ 안종주>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살충제 성분이 계란의 노른자, 흰자 이런 쪽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김현정> 소용없습니다. 익혀 먹어도 소용없는 거고? 그렇죠?
◆ 안종주> 마찬가지입니다. 농약들은 열에 안정돼 있기 때문에 열을 가해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살충제 성분이 주로 달걀노른자에 모여서 흰자만 골라먹으면 괜찮지 않겠느냐 이런 질문도 들어와요.
◆ 안종주> 이번에 검사를 할 때 달걀흰자, 노른자를 골고루 섞어서 균질화해서 검사를 하는데 달걀노른자와 흰자의 속성이 달라서 약간의 농도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흰자는 안전하고 뭐 이렇다는 것은 좀 잘못된 정보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니고? 골라먹는 것도 별로 의미가 없다, 이런 말씀.
◆ 안종주> 그렇습니다.
◆ 안종주> 그러니까 한마디로 친환경인증제도가 무늬만 친환경인증제도다, 이렇게 되는 것인데 더 걱정인 것은 이런 계란에 해 주는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뿐만 아니라 수산물이나 다른 농산물 다양한 곳에 친환경, 무농약, 저농약 이렇게 해 주는데. 이런 데까지 우리 시민들이 불신, 소비자들이 불신하지 않을까 무척 걱정됩니다.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왜 이런 인증 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친환경 쪽에서 더 많은 기준치를 초과한다든지 불법농약을 쓴 것이 나왔는지 제도적 검토도 필요하지만, 그런 인정해 주는 민간기관이라든지…
◇ 김현정> 민간에서 인증을 합니까?
◆ 안종주> 제도 자체는 이제 정부가 하는 제도인데 정부가 직접 하지 않고 민간에 위탁해서.
◇ 김현정> 위탁해서 하는군요?
◆ 안종주> 민간에서 이렇게 해 주는 기관이 한 60군데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양계농가 가운데, 전체 양계 농가 가운데 70%가 친환경 인증을 받았대요. 저는 이거 처음 알았어요. 70%나 친환경 인증을 받았는지 몰랐거든요. 지금 드러나는 상황들 보면 이게 제대로 인증이 된 건지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된 건지 아주 의심스러워요.
◆ 안종주> 이번에 드러난 게 안 됐다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안종주> 정부 차원의 조사, 감사도 필요하지만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도 필요한 사안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망가졌는지.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선량하게 정말 양심적으로 친환경 농사 지어오신 분들, 농장 운영해 오신 분들까지도 피해 입을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옥석 가리고 제도적 정비를 하고 가야 하지 않나 이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센터장님, 어제 이 시간에 저희가 양계농가 하나를 연결해서 제보를 들었습니다. 증언을 들었는데 이분이 어떤 얘기를 하냐면 지금 전수조사를 한다고 하면서 당국에서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식이 아니라 마을회관으로 달걀 한 판씩 샘플로 가져오십시오, 이런 식으로 전수조사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농가들은 옆집의 것을 빌려다가 내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런 증언을 하시더라고요.
◆ 안종주> 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그렇게 조사하는 것은 검사, 조사의 기본을 망각한 그런 것이죠. 이게 무작위로 가서 미리 연락하지 않고 검사를 하는 것이 우리가 상식인데.
◇ 김현정> 당연히 그렇게 한 줄 알았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그렇게 된 게 아니었네요.
◆ 안종주> 그러니까 자꾸 처음에는 우리는 뭐 국산 계란은 살충 성분이 없다고 이랬다가 또 드러나고 한두 곳이 아니고 또 친환경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다 드러나고 그래서 불신인데. 이번에 검사마저도 이렇게 부실하게 상식을 벗어난 그런 조사를 하니까 자꾸 불신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쩐지 전수조사를 너무 빨리 끝낸다 해서 밤새 인력을 대거 투입해서 신속하게 하는 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분들이 이거 전수조사 제대로 된 건가? 32곳이라는 것 믿고 넘어가도 되는가? 또 이런 의문이 든단 말입니다.
◆ 안종주> 메르스 때도 발표를 하면서 환자가 발생한 그런 의료기관, 병원 이름을 엉터리로 발표해가지고 문제가, 또 정정을 하고 문제가 됐죠. 이번에도 문제가 된 그 산란계 양계장도 엉터리로 발표해서 또 정정하고 또 정정에 정정을 계속하는 것들. 부처 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 것들 이런 것들이 계속됐는데 충분히 2015년도에 있었던 메르스 때랑 이것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조금 결이 다르긴 하지만. 문제의 양상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정부가 대처하는 모습 보면 여전히 허점 많은 건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게 아니냐라는 생각이 든단 말씀이세요?
◆ 안종주> 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우리가 신속하게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사 이것도 중요합니다만 우리가 정확성을 기한다든지 또 기본 원칙을 지키는 이것이 신뢰를 위해서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시민단체입니다. 사회안전소통센터 안종주 센터장과 살충제 달걀에 대한 궁금증들 짚어보고 있는데. 우리 청취자들이 보내주신 질문들 더 보겠습니다. 달걀이 문제가 되다 보니까 다른 먹을거리까지 우려된다는 이런 문자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어요. 우선 지금 산란용 닭에만 살충제 뿌리지 식용닭, 육계에는 뿌리지 않았다고 당국이 설명했습니다. 이건 확실히 믿어도 됩니까? 이런 질문?
◆ 안종주> 물론 정부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육계에는 뿌리지 않는다’ 이런 표현보다는 ‘육계에는 뿌리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 김현정> 당국의 발표 자체가 '육계는 뿌리지 않는다'가 아니라 '뿌리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뭐 30일 되면 육계는 바로 잡기 때문에 괜찮다는 그런 논리들이...
◆ 안종주> 한 달 내지 두 달 짧은 기간에 길러서 바로 우리가 여러 가지 통닭이나 먹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이런 닭 가운데에도 7월, 8월에 큰 닭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많이 있죠, 1년 중에. 그러면 그 닭에도 진드기가 기승을 부릴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농가에 따라서는 진드기 잡기 위해서 살충제를 갖다가 뿌릴 가능성도 있다. 항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철저히 전수를 다 한 뒤에 없으면 없다, 이렇게 얘기해야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육계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등식도 지금은 의심해 봐야 될 단계다, 이런 말씀. 청취자 김종필 님은 이런 질문을 주셨어요. ‘양식 수산물도 걱정입니다. 양식 수조 안에 항생제를 푸는데 이 항생제 지금 적정량을 쓰고 있는 건지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항생제 쓰는 것 자체가, 허용된 항생제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면서요?
◆ 안종주> 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물고기도 양식할 때 대량으로 밀집된 사육을 하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부딪힌다든지 하면 몸에 피부에 상처가 나고 이렇게 되면 감염병이 돌아서 물고기 전체가 죽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쓰는데요. 쓰는 양이라든지 또 나중에 출하하기 전에 일주일, 열흘 전에 못 쓴다 이렇게 기준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지키지 않고 출하 직전에도 항생제를…
◇ 김현정> 쓰는 거 아니냐.
◆ 안종주> 문제가 될 수 있죠. 이번 기회에 우리가 닭뿐만 아니라 소, 돼지, 오리 혹은 또 양식 물고기에까지도 이런 위해한 항생제, 잔류 항생제라든지 잔류 살충제나 합성 항생제 심지어는 성장촉진제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한번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그 부분까지도 정부당국이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될 겁니다.
◇ 김현정> 1297님이 또 비슷한 맥락의 질문을 주셨어요. '매일 식탁에 오르는 콩나물도 한번 위생검사 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 다 포함해서 점검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 안종주> 콩나물도 우리가 한 20-30년 전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게 있죠. 성장촉진제, 콩나물에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을 많이 썼다가 문제됐는데 최근에는 그런 문제가 나오진 않았습니다마는 우리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다 보니까 그런 것까지 과거를 떠올리면서 옛날에는 이런 게 있었는데 혹시 지금은 그래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나?
◇ 김현정> 불안감들이 크세요. 당연히 그런 거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조사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인력을 많이 써서 안심할 수 있도록 국민들 안심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이 힘써줬으면 좋겠고요. 내 가족에게 먹일 수 없는 거라면 이건 남에게도 팔아서는 안 되는 건데 자본주의 논리 앞에 양심을 팽개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부분 씁쓸합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센터장님, 고맙습니다.
◆ 안종주>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시민단체입니다. 사회안전소통센터 안종주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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