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정상에 엑소·워너원 아닌 윤종신이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원 차트 꼭대기에 인기 아이돌 그룹이 아닌 데뷔 28년차 가수가 있다. 애절한 발라드곡 ‘좋니’로 음악 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윤종신 이야기다.

윤종신은 지난 6월 22일 발표한 곡인 ‘좋니’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좋니’는 17일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을 비롯한 각종 주요 음원 차트에서 정상에 올라있다. 엑소, 워너원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신곡은 물론, 엠넷 ‘쇼미더머니6’ 경연곡을 모두 제치고 얻어낸 결과다.

포스티노가 작곡하고 윤종신이 직접 작사한 ‘좋니’는 오랜만에 ‘역주행 신화’를 쓴 곡이다. 이 곡은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음악 팬들의 이목은 같은 날 나란히 곡을 발표한 신흥 대세 걸그룹 마마무와 블랙핑크의 맞대결에 쏠려 있었다.

비록 100위권에서 출발했지만, 윤종신의 특유의 짙은 감수성이 잘 묻어난 발라드곡인 ‘좋니’는 입소문을 타며 조금씩 순위가 올랐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윤종신이 오랜만에 방송에 라이브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 영상은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모았고, 순위는 70위권에서 2~30위권까지 올라갔다.


상승 기류를 탄 윤종신의 ‘좋니’는 결국 공개 두 달여 만에 음원 차트 정상까지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윤종신 측 관계자는 “듣기에도, 부르기에도 부담 없는 곡이라는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SNS와 노래방 차트에서 먼저 반응이 왔고, 이 같은 반응이 음원 차트 순위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실 ‘좋니’의 역주행 1위는 꾸준한 노력의 결과물기도 하다. 윤종신은 지난 2010년부터 매월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인 ‘월간 윤종신’을 진행, 음악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런 그는 지난해 11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새 음악 플랫폼 ‘리슨(LISTEN)’의 론칭을 주도했다.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정해진 주기 없이 곡이 완성되면 바로바로 선보이자는 것이 ‘리슨’의 원칙이었고, 이를 통해 PERC%NT(퍼센트), 장수빈, 유용민, 이현경 등 신예 뮤지션들이 곡을 발표하는 기회를 얻었다. 비록 이전까지 차트에 진입하거나 큰 반향을 일으킨 음원은 없었으나, 이 플랫폼에 대한 음악 팬들의 신뢰는 차츰 쌓여가는 중이었다.

‘좋니’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리슨’을 통해 발표된 열 번째 곡이다. 윤종신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 곡을 제작하는 데 든 비용은 약 770만원이다. 이는 최근 싱글 및 앨범 제작에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드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금액으로, 음악 외적 요소의 비용은 최소화하고 순수하게 음악의 힘으로 승부하겠다는 ‘리슨’이 지향하는 바와 부합한다. 윤종신 측 관계자는 “‘좋니’의 음원차트 역주행 1위는 ‘좋은 음악의 힘’을 여실히 증명한 사례”라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윤종신은 ‘좋니’가 큰 인기를 끌자 자신의 SNS에 “철 지난 한 올드스쿨 가수의 노래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듣는 노래들을 꾸준히 선보일 테니 귀 기울여 주십시오” 등의 글을 남겼다.

동료 가수들의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윤종신과 함께 90년대 데뷔해 현재까지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가수 김동률은 자신의 SNS에 “무려 워너원과 태양을 제치고. 존경합니다. 제가 다 뿌듯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윤종신은 “이들의 축하인사가 유난히 반갑습니다”라며 “고마워요, 90년대 동료들, 김동률, 박창학, 유희열, 윤상”이라는 해시태그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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