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측이 먼저 자유롭고 진정성 있는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들에게 무엇을 질문할지 묻지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약 50분 전인 오전 10시 10분부터 영빈관 안은 25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로 자리가 꽉찼다.
행사 진행 총책임자인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마이크 상태와 질의응답 예상시간 등을 체크하며 부산하게 움직였고, 방송사 송출 요원들도 문재인 정부 첫 기자회견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생중계 송출 시스템을 점검했다.
새 정부 100일을 설계하고 함께 운영한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도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100일을 지나며 진정한 국민 주권시대가 시작됐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이 국정운영의 가장 큰 힘이다.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곧장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새 정부 첫 기자회견 전반은 엄중한 한반도의 위기감을 반영해 무거운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청와대가 자연스런 분위기 속 사전 시나리오 없는 회견을 강조한 만큼 이따금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사전 질문 공유 없이 이뤄진 기자회견이어서 문 대통령도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여러차례 노출했고, 남북관계나 한반도 위기관리 방안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는 숙고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초 1시간 진행 예정이었던 기자회견은 기자들의 추가 질의 요구에 약 5분간 더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벤치마킹해 정부 정책에 대한 여러 불만도 여과없이 질문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실질적인 내용의 기자회견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현재 청와대 출입 기자들도 첫 회견이 다소 어색한 듯 질문들은 전반적으로 구체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전략상 공개하기는 쉽지 않았더라도 한반도 위기 돌파를 위한 현 정부의 복안이나 미국 측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대한 정부 대응, 복지정책 확대를 위한 증세 논의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도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