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만나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한달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구조 작업 입무를 다하지 못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는 등 후속 대책을 발표하며 세월호 침몰사과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만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 20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고,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의 승객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 있어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들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줬다"며 "정부는 당연한 책무인 진실 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며 거듭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 희생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오늘 여기까지 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 걸렸다. 늦게나마 마련된 이 자리가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자리 됐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하기 전 침통한 표정으로 긴 한숨을 쉬고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떨리는 목소리로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며 진심 어린 모습으로 사과를 해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도 다섯 분이 소식이 없어서 정부도 애가 탄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