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文 100일’ 작심 비판…“운동권 방식, 또 다른 적폐”

“안보 무능, 저부담-중복지 환상, 80년대 학생운동권 중심 인사”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4선‧대구 동을) 의원은 16일, 오는 17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 문재인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다. 유 의원은 북한 비핵화 포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독단적 인사 등을 우려하며, “또 다른 적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 의원은 이날 ‘과거보다 미래를,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의 A4 용지 7장 분량의 글을 통해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안보’, ‘민생’, ‘적폐와 개혁’ 등으로 분야를 나눠 조목조목 따졌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선 “안보 위기가 온 것이 문재인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다”라면서도 “이제는 대통령으로서 안보위기를 해결하는 지도자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00일 동안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무능”이라고 질타한 뒤 원인에 대해 “지도자의 시계(視界)가 미래에 있지 않고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발표된 베를린 구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10‧4 선언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선언을 각각 했던 10년, 17년 전의 눈높이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해서 아무도 원치 않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초전박살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전부터 주장했던 나토(NATO) 방식의 미국과의 핵 공유 등의 자위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화의 대상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유 의원은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정부는 북에 대화를 구걸하면서 ‘코리아 패싱’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THAAD) 환경영향평가, 군 복무 단축 움직임에 대한 비판 입장도 재확인됐다.

민생과 관련해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을 버리기를 권한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 성장의 사례로는 공공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일자리 정책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등의 복지정책이 거론됐다.

특히 공무원 증원 계획에 대해 “세금으로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은 쉽지만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며 “세금으로 공공일자리 81만개를 만드는 정책을 계속 고집한다면 예산 심의 때마다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을 제가 박근혜 정부에 이어서 문재인 정부에게도 똑같이 해야 하는 상황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5년간 178조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中)부담-중(中)복지로 가야하는데 저(低)부담-중복지로 가고 있어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도 했다.

적폐와 개혁 문제에선 문 대통령이 과거 대선 공약으로 ‘5대 적폐(부동산투기‧병역기피‧세금탈루‧논문표절‧위장전입)’ 관련자의 공직 배제를 약속했음에도 장관 인선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헛된 약속임은 이미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말한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인용한 뒤 “80년대 운동권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안보, 경제, 복지, 교육 등 국정을 재단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머지않아 또 다른 적폐가 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가 능력 대신 운동권 인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