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정당과 연대? 절벽에서 연애하고 싶냐는 격"

"대권 머리속에 없어…코리안시리즈 4차전 0대3 상황, 5차전 선발투수 무슨 의미"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6일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일부 요구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시장에 나가는 게 당을 위해서 제일 필요하다는 결정이 나면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어떤 역할이 당에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것만 관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천 전 대표가 제안한 안철수 서울시장 차출론에 대해 "당의 혁신과 인재 영입을 동시에 병행해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 당시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해 거듭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음 대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청취자의 질문에는 "저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만 계획이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당이 제대로 자리잡고 다당제가 정착되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대선은 지금 제 머릿속에 없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소멸될 위기에 있다. 이럴 때 우리 당이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제가 (지방선거에서) 한 명이라도 더 당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섰다"고 전당대회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당과 운명을 함께하기 위해서 제 모든 걸 걸었다"면서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 3:0으로 우리가 지고 있는데 4차전이 벌어지고 있으면 제가 5차전 선발투수로 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당의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총선 리베이트 사건으로 당 대표직을 물러난 안 전 대표는 "그 당시 제가 당을 보호하려고 대표를 사퇴하는 바람에 처음 만들어진 당의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그만뒀다"며 "거기에 대한 후회가 있다. 그 때 좀 더 버티고 당의 체계를 잡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보 조작 사건'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선 "당이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보니 한, 두사람의 그런 것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공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걸러내는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로 오히려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다보니 여러 가지 옥신각신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모든 당들이 전당대회가 끝나면 다시 화합하고 통합하게 된다"며 일축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말리는 과정에서 "외계인과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인신공격성 비난을 한 것에 대해 "출마 자체를 만류하는 분들과 만나서 서로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시간이 많이 지나 지금 현재 상황과는 다르다"며 "계속 반대하시는 분들과 소통하고 설득, 노력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그는 "준비기간이 1년도 부족하다. 지금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에 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로 한두달만 더 가면 우리는 지방선거를 해보나 마나다"고 위기감을 상기시켰다.

이어 "솔직히 지금 5% 정도 지지율이라면 지금 당장은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이 위기부터 극복하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 절벽에 매달려가지고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사람한테 가서 지금 혹시 연애하고 싶냐고 좋은 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며 "지금은 (당의) 목숨부터 살리는 것부터 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시기상조론을 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5%도 안 되는 지지율 가진 정당이 손잡으면 같이 벼랑에 떨어질 수 있지 않느냐. 선거를 치른 이후에 살아 남는 게 저희들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원 전 대표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추진했었다고 밝힌데 대해 질문이 나오자 안 전 대표는 "그 이야기는 인터뷰를 통해서 처음 듣는다"며 "아마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다 탐색하셨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때 전화가 잠시 끊긴 뒤 다시 연결되자 안 전 대표는 "후보는 당선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선대위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들을 시도해 보는 것 아니냐"며 "상세한 이야기들은 제가 전체적으로는 다 모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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