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전문가 "국내서도 살충제 달걀…터질게 터졌다"

- 살충제 '피프로닐' 국내달걀서 검출
- 진드기 늘어 농가 사용 불가피
- 중간독성, 장기간 노출시 위험
- 간·갑상선·신경에 영향있어
- 국내기준 無…정부 전수조사 시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상희(호서대 임상병리학과 독성전문 교수)

사실 저희가 지난주에 유럽 살충제 달걀 파문을 다뤘죠.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조사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겁니다.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어제 검출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즉각적으로 오늘 0시부터 3천 마리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장에서는 달걀 출하를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게 전체 출하량의 80%가 출하 금지가 되는 겁니다. 상당한 양이죠. 혼란이 예상됩니다. 호서대학교 임상병리학과 독성물질 전문가입니다. 정상희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정상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됐다. 이거 전문가들은 좀 예상을 하셨던 건가요, 아니면 깜짝 놀랄 소식인가요?

◆ 정상희> 우리나라는 실제 계란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농가 현실을 보면 진드기라든가 다양한. 특히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가 되잖아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쓰지 못하게 하는 상황은 못 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꾸 가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지난해에도 논란이 조금 있었어요. 독성물질 쓰는 거 아니냐, 살충제로. 그런 얘기가 있었지만 또 뭐 잠잠해지고 이러면서 넘어왔던 건데. 이번에 결국은 그 물질이 발견이 된 겁니다. 유럽에서 발견된 그 살충제 '피프로닐'?

◆ 정상희> '피프로닐'.

◇ 김현정> 정확히 그것과 똑같은 게 발견이 된 거죠?

◆ 정상희> 네.

◇ 김현정>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피프로닐이라는 물질이?

◆ 정상희> 피프로닐은 새롭게 개발된 살충제 계열이에요. 페닐피라졸 계열의 살충제라고 하는데 피프로닐은 우리가 독성시험을 해 보면 간장독성과 갑상선에 영향을 미치고 살짝 신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그런 농약이죠.

◇ 김현정> 독성의 단계로 따진다면 이게 어느 정도나 위험한 독성, 강한 독성입니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상희> 그게 한 번 노출됐을 때의 독성 양을 급성독성이라고 하는데요. 급성독성의 정도로 봤을 때는 '중간독성'이에요.

◇ 김현정> '중간독성'정도.

◆ 정상희> 그러나 계속적으로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경우에는 일일 섭취허용량이 지금 WHO에서 지금 0~0.0002mg/체중kg으로 정해 놨거든요. 상당히 독성이 강할 수 있는 약물이죠.

◇ 김현정> 그런데 그거를 닭에 붙은 진드기 잡으려고 닭한테 뿌린 거예요.

◆ 정상희> 네.

◇ 김현정> 그게 닭의 체내로 흡수가 되고 달걀로 들어간 거. 이렇게 보면 되는 겁니까?

◆ 정상희> 네. 이제 밖에서 피프로닐을 살포하잖아요. 그러면 사료를 다 치우고 살포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될 수 있어요. 사료에 묻은 것들. 그걸 다시 닭이 사료를 먹거나 아니면 뿌려진 것들이 침을 통해서 또 들어온다든가 이렇게 해서 혈중으로 피프로닐이 들어가죠.

◇ 김현정> 혈중으로 들어가서.

◆ 정상희> 그러면 진드기는 그 피를 흡혈을 해서 사는데 그 진드기를 결국은 죽이는 거거든요. 그런데 혈중으로 들어간 피프로닐이 결국은 계란을 통해서도 나올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아니, 진드기 잡는 방법이 이런 독성물질 뿌리는 것밖에 없습니까?

◆ 정상희> 그렇죠. 살충제 뿌리는 방법밖에 없죠. 물론 그런 살충제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물리적인 살충제들, 아니면 천연 살충제들을 많이 개발을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이런 합성 농약으로 된 살충제들이 가장 효과들이 좋다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즉각적으로 빨리, 효율적으로 잡기 위해서 강한 걸 뿌리는 거군요.

◆ 정상희> 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도 들어옵니다마는 그러니까 이게 원래는 안 쓰던 게,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계속 조사를 했는데 전혀 발견이 안 되다가 이번에 발견이 된 건지. 아니면 조사를 안 해 오다가 이번에 유럽 때문에 조사를 했더니 발견이 된 건지. 이게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혹시 아십니까?

◆ 정상희> 그게 작년에 한 번 또 문제가 됐었잖아요.



◇ 김현정> 됐었죠.

◆ 정상희> 작년에 대대적으로 정부에서도 검사를 한 걸로 알고 있고. 그때는 아마 검출이 안 된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능성은 계속 제기가 됐어요. 실제적으로 농가에서 살충제를 쓰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 문제는 제기됐었고, 우리나라는 코덱스(Codex, 국제 식품 농약잔류허용규정)라든가 EU는 지금 피프로닐에 대해서 계란에 대한 잔류농약기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계란에 대해서 잔류농약기준이 아직 설정되어 있지 않잖아요.


◇ 김현정> 기준이 없어요?

◆ 정상희> 기준이 없죠. 그 대신 법적으로는 코덱스 기준을 사용을 할 수는 있죠. 그러다 보니까 적극적으로 아마 잔류 검사에 들어가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유럽을 계기로 해서 대대적인 검사가 이루어졌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뭐 매달 계속 검사를 한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이번에 유럽에서 문제가 터지니까 조사를 했고. 이것도 전수조사한 건 아닙니다' 했는데 한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발견이 됐고.

◆ 정상희> 원칙적으로 국가에서 닭에 사용하라고 허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잔류농약기준을 만들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피프로닐은 닭에 사용하라고 허가가 된 동물용 의약품이 아닌 거예요. 그러다 보니 잔류농약기준이 없는 거죠.

◇ 김현정> 당연히 그렇겠죠, 아예 쓰지 말아야 되는 거니까.

◆ 정상희> 그렇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검사 체계에서는 들어오지 않다 보니까 놓칠 수 있을 확률이 높았던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도 썼을 수 있고 달걀에 포함이 됐을 수 있다는 얘기네요, 교수님?

◆ 정상희> 현장을 만약에 보게 되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어요. 우리나라는 닭을 밀집사육을 하잖아요. 그리고 환경 자체가 개선은 되고 있지만 선진 외국에 비해서는 닭을 사육하는 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고 그렇다고 본다면 살충제라든가 여러 가지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거든요. 농약이라든가 다양한 약을 안 쓸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현장의 상황이 그랬다? 하지만 검사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이제 전수조사를 한답니다, 정부가. 전수조사 한답니다. 확실하게 가려서 출하해도 되는 농가와 안 되는 농가를 가려낸답니다. 이거 확실하게 하기를 좀 기대해 봐야겠고. 이게 지금 청취자 이희영 님도 '저희 아이가 4살입니다. 달걀이 완전식품이라고 해서 달걀로 키우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지금 걱정이 됩니다.' 이런 문자 많이 보내주시고요.

◆ 정상희> 지금 그런데 정부에서 검출됐다고 한 수준이 킬로그램당 0.0363mg이잖아요. 보통 우리 계란이 한 50에서 60g 정도가 계란 하나의 무게잖아요. 지금 만약에 0.0363mg이 함유된 계란을 어린아이가 1개를 먹게 되면 WHO에서 정한 일일 섭취허용량에 거의 가까운 수준이에요. (*10kg 어린 아이 기준) 그러나 WHO에서 정한 일일 섭취허용량은 평생 동안 매일 먹었을 때의 양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검출된 이 정도 양을 한 번 정도 먹었다라고 했을 때는 일일 섭취허용량에 육박하지만 매우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수 있지만 보통 우리 사람들은 하루에 계란을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하니까 정부에서 강력하게 관리를 해야 되겠죠. 그렇지만 많은 경우에는 잔류허용기준이 코덱스에서 정한 잔류허용기준. 그 수준 이하의 계란이라고 한다면 일단은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정부에서 정확하게 조사해야죠. 전수 조사해야겠다는 이야기 전해 드리면서.

◆ 정상희>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지금 현재 현장을 생각하면 쓸 수 있는 농약들을 빨리 정해 줘야 돼요. 무조건 못 쓰게 하면서 잔류허용기준도 안 정하고 그다음에 사용기준도 안 정하다 보면 결국은 양계농가는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또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빨리 쓸 수 있는 농약을 아니면 안전한 농약들은 쓸 수 있게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농가에서. 그러한 규정도 그러한 어떤 움직임도 해 줘야 돼요.

◇ 김현정> 교수님, 청취자 7138님, 3103님 외에 많은 분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을 정도면 살충제 사료를 먹은 닭, 또 그 피부로 살충제를 맞은 닭은, 닭은 괜찮겠느냐'

◆ 정상희> 보통 우리가 먹는 닭은 육계잖아요. 육계에는 보통 한 30일 정도 키우고 바로 출하하기 때문에 그렇게 육계에다가는 이런 약들을 많이 뿌리지 못하죠. 바로바로 이거는 순환이 되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렇지만 산란계는 길게 키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 김현정> 계속 생산하니까, 달걀을.

◆ 정상희> 농가에서 살충제를 쓸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고. 전수조사가 시급합니다. 가려야 될 것 같습니다. 정상희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상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호서대 임상병리학과 정상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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