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투어 카드' 판매 8만 장 돌파, 그 의미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관광시장 질적 성장 위한 지원 필요

'코리아 투어 카드'. (제공 사진)
‘코리아 투어 카드’가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교통카드 기능뿐만 아니라 식사, 쇼핑,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등 방한 외래객 수가 지난해 대비 약 40%나 줄어든 이 시기에 판매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적 성장만을 꾀하던 기존 정책에서 탈피하여 관광시장 다변화와 관광산업의 질적 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때인 만큼 ‘코리아 투어 카드’ 판매량이 거둔 성과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방한 외국인들은 왜 '코리아 투어 카드'를 선호할까

(재)한국방문위원회(위원장 박삼구, 이하 방문위)가 올해 1월 말 출시한 ‘코리아 투어 카드’가 7월까지 누적 판매량 8만 장을 돌파했다. 출시한 지 반 년 만에 세운 기록으로, 이는 업계에서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위원회에 따르면, 2월-3000여 장을 시작으로 3월-6000여 장, 4월-1만 6000여 장, 5월-1만 5000여 장을 판매했다. 성수기인 6월과 7월에는 각각 2만 5000여 장, 1만 8000여 장이 나갔다. 판매율의 급증은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왜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코리아 투어 카드를 선호할까. ‘코리아 투어 카드’는 외국인 대상 교통카드이다. 전국권역의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을 이 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체가 아닌 개별 관광객의 경우 다양한 교통수단을 직접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구매하면 편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통카드 기능만 있다면, 이점이 없다. 교통카드 기능에 주요 국내 관광, 쇼핑, 엔터테인먼트 부문 등 120여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외국인 관광객이 호평하는 이유로 꼽힌다. ‘코리아 투어 카드’만 있으면 똑같이 한국에 왔다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전통체험 코스를 돌고, 공연을 본 뒤, 쇼핑을 하겠다 한다면, 먼저 코리아 투어 카드를 이용해 제휴 업체인 아리랑스튜디오에서 10% 할인된 가격에 고급 한복을 대여해 입을 수 있다. 이어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최대 1만 원까지 할인받는다.

이후 공연을 보고 싶다면 뮤지컬 ‘점프’를 전 석 2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쇼핑을 하러 명동의 신세계 면세점에 방문했다면, 코리아 투어 카드 소시자는 금액 할인권 또는 사은품을 받는다.

◇ 거창한 로드맵보다 외국인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콘텐츠를 제공해야

이 같은 ‘코리아 투어 카드’의 혜택은 관광 체질을 변화시키려는 현 정부의 관광 정책과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만 4930명으로, 전년 동월 75만 8535명보다 66.4% 감소했다. 6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99만 180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2% 감소한 155만 4413명이었다.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시장 다변화를 통한 관광업 체질을 개선을 시도 중이다. 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품질 높은 방한 상품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또한 저가 패키지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던 관행에서 탈피하여, 개별 관광객의 방문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맞춤형 편의서비스를 제공하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거창한 로드맵보다는 외국인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과 다양한 콘텐츠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코리아 투어 카드’는 모범 케이스라는 평가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더 다양한 콘텐츠가 발굴,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코리아 투어 카드’ 외에도 지자체나 기관별로 제공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패스(정기권)나 선불카드 등도 출시되고 있다. 서울시의 ‘디스커버 서울패스’, 국토교통부의 ‘엠패스’(Mpass), 전라북도의 ‘전북 투어 패스’, 한국철도공사의 ‘레일 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카드는 지역 교통만 되거나 할인 혜택도 지역에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다양한 니즈의 외국인 관광객이 존재하는 만큼 여러 선택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각각이 원하는 여행 코스와 형태에 따라 더 유리한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