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전문 다보성갤러리의 김종춘 대표(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 회장)는 14일 광복 72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평상복 차림의 '명성황후 추정' 인물의 초상화를 처음 공개했다.
'전 명성황후 초상'(傳 明成皇后肖像, 구한말)이라는 제목으로 이날 공개된 여인 초상은 세로 66.5㎝, 가로 48.5㎝ 크기로 수건을 두건으로 쓰고 하얀색 평상복을 입은 채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족자 뒷면에 세로로 적혀 있는 '부인초상'(婦人肖像)이라는 글자를 적외선 촬영한 결과 이 글씨 앞에 '민 씨'라는 한자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다보성갤러리 측은 밝혔다.
김종춘 대표는 이 초상에 대해 ▲명성황후 살해범으로 알려진 미우라 고로(三浦 梧樓)의 글씨 작품과 한 세트로 전해지는 점 ▲족자 뒷면의 부인이란 글자 위에 ‘閔氏(민씨)’로 추정되는 글씨가 지워졌다는 점 ▲평상복이었지만 모란문, 부평초 꼴의 무늬가 평민 계층에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 △신이 고급 가죽신인 점 ▲이승만 대통령의 독립정신에 실린 추정 사진과 한미사진미술관 소장의 추정 사진 못지않은 분위기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명성황후의 초상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미술협회 쪽에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모은 의견을 종합 분석한 결과 명성황후 초상화라는 확신을 갖고 있지만, 결정적이고 객관적 증거는 아직 없기에 공식적으로는 추정 단계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명성황후와 관련한 정확한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학자들이 이 작품을 연구해서 규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보성갤러리는 "명성황후 초상화로 추정되는 작품 외에도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와 개화파, 친일파 및 조선통감·총독부 관료들의 비공개 묵적 등 300여 점을 익명의 국내 소장가로부터 받아 공개한다"고 밝혔다.
갤러리 측은 "다만 소장자가 자신을 밝히고 싶어하지 않아서 공개할 수 없다"면서 "유물의 출처나 수집 정황에 대해서는 차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8월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