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최근 3주 연속 10개 구단 승률 1위를 질주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를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이 살아나면서 2위 NC를 제쳤고, 선두 KIA마저 위협할 태세다.
1위 KIA와 승차가 6경기다. 38, 39경기 정도를 남긴 가운데 추격이 쉽지 않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KIA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후반기 공수 지표가 '판타스틱'하기 때문이다.
선두권을 벌벌 떨게 하는 곰들의 후반기는 얼마나 대단했을까. 올스타 휴식기 이후 4주 동안 곰들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후반기 4주 만에 KIA와 '13G→6G 차'
두산은 13일 NC와 잠실 홈 경기에서 9회말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주말 2연전을 모두 잡으면서 NC를 0.5경기 차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도약했다. 61승43패2무, 승률 5할8푼7리로 1위 KIA(67승37패1무, 승률 6할4푼4리)에 6경기로 따라붙었다.
물론 6경기는 결코 적은 승차가 아니다. 그러나 후반기 행보를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두산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6경기보다 더 많은 승차를 좁혔다.
두산은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다. 42승39패1무, 승률 5할이 조금 넘었다. 2위 NC와는 5경기, 1위 KIA와는 무려 13경기 차였다. 두산은 5할을 기준으로 승패 마진이 +3승이었으나 KIA는 +29승이나 됐다. 시쳇말로 '넘사벽'처럼 보였다. NC도 +13승이었다.
후반기 첫 주를 5승1패로 기분좋게 시작한 두산은 이후 3주 연속 리그 최고 승률을 찍었다. 최강 KIA와 1승1무1패로 호각을 이룬 7월 마지막 주를 4승1무1패로 보낸 두산은 8월 첫 주 6승 무패를 거두더니 2연전 체제로 돌입한 지난주도 4승2패로 선전했다.
두산은 후반기 승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9승4패1무, 승률이 8할2푼6리에 이른다. 물론 이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리라는 법은 없다.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 그러나 두산은 완전히 흐름을 탔다. 전반기에 워낙 침체됐기에 후반기 공수의 좋은 밸런스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공수주 모두 안정' 이번 주 KIA와 빅뱅
그 사이 다른 팀들이 주춤했다. 전반기에 엄청났던 KIA는 후반기 한 달 동안 겨우 5할 승률을 사수했고, NC도 선전했지만 곰들의 질주에 덜미를 잡혔다.
KIA는 후반기 20경기에서 10승9패1무를 거뒀다. NC는 14승10패, 나름 좋은 성적을 냈지만 5경기를 더 이기고, 6경기를 덜 진 두산에 결국 2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지난 주말 2연전을 모두 내준 게 뼈아팠다. KIA 역시 오는 17, 18일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모두 질 경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투타 지표를 보면 두산의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후반기 두산은 팀 타율 3할1푼으로 1위를 달렸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3할 이상이었다. KIA(2할9푼6리)와 NC, LG, 한화(이상 2할9푼4리) 등이 뒤를 이었다. 타점(167개), 득점(173개), 장타율(4할9푼8리)도 1위다. 홈런(30개)도 SK와 공동 1위.
팀 평균자책점(ERA)은 3.82로 2위였다. 3.58의 NC와 함께 유이한 3점대 ERA였다. 선발진 다승 1위(12승)와 ERA 2위(3.88)다. 반면 KIA는 ERA 4.80으로 후반기는 6위에 머물렀다.
마운드에서는 5선발 함덕주가 돋보였다. 후반기 5경기에서 4승 ERA 3.08로 5경기 3승 ERA 2.48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못지 않았다. 불펜진에서는 후반기 1승 2세이브 5홀드 ERA 1.59의 김강률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두산은 수비까지 살아나며 전반적으로 지난해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은 모양새다.
올해 두산은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지만 전반기 이런저런 악재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팀이 정비된 이후 1위 KIA를 위협할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다. KIA의 독주로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올 시즌 1위 레이스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