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일상적인 전시장 배정 갑질…지역 업체 죽는다'

부산시 감사관실, 2년째 벡스코 갑질에 "문제 없다"…면죄부

벡스코 전경(사진=자료사진)
벡스코가 유사 행사를 추가로 배정하는 '단순하고 평범한' 갑질행위를 반복하면서 지역 전시 업체들이 고사 직전의 피해에 직면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단순한 갑질행위는 법적·절차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도 않아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 S전시 업체, 벡스코의 무분별한 유사 전시회 추가 배정으로 고사 직전

벡스코는 지역의 S전시 업체가 17년 간 지속해온 부산창업박람회에 대해 2차례 더 유사한 박람회를 개최하도록 추가 허용했다.

또 벡스코는 S업체가 5년째 개최해온 부산국제반려동물박람회도 지난해 수도권 L업체에게 유사한 박람회를 개최하도록 허용했다.

여기에 벡스코는 올 12월 유사 반려동물박람회 개최를 추가로 허용해주기 위한 전시장 임대 공모를 실시했다가 특정 업체를 위한 짜집기 공모라는 의혹 제기에 제동이 걸려 유례 없는 공모 취소 소동까지 벌였다.

이처럼 벡스코가 유사 전시 행사를 무분별하게 허용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S업체는 물론 지역 전시 업체들이 행사의 질이 떨어지다가 결국에는 수익구조를 갖춰 안착하기도 전에 고사하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 부산시, 2년째 벡스코에 대한 감사 거부…면죄부 제공

S업체는 벡스코가 이해 당사자인 기존 업체를 소외시키고 행사장 조정위원회를 편의대로 운영해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했다며 부산시에 지난해와 올해 2년째 공식 감사를 요청했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최근 이에 대해 전시장 추가 배정과 관련해 제규정을 위반한 문제점이 없었다며 첫 번째 감사 요청에 이어 두 번째 감사 요청도 사전 조사 단계에서 감사를 종결하고 말았다.

사실상 시 감사관실이 감사 실시를 거부하면서 벡스코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 됐다.

하지만 벡스코가 제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을지라도 각종 편법으로 무분별한 유사 전시 행사를 추가로 허용해줌으로써 S업체는 기존 행사 규모가 갈수록 축소되고 고사 직전의 어려움을 직면하게 됐다.

◇ 벡스코 전시장 배정 업무의 단순·평범함에 숨겨진 갑질행태

벡스코 측은 행사장 조정위원회와 관련한 자체 내규에 벗어나지 않도록 전시장 배정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시 감사팀에게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직에 순응해 일상적으로 진행된 벡스코 전시장 배정 업무였기에 내부 직원 중에 아무도 책임 질 사람이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벡스코의 단순하고 평범한 전시장 배정 업무가 실제로는 지역 업체를 말라 죽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일까?

답은 평범하고 반복적인 전시장 배정 업무의 이면에 있다.

벡스코 직원들이 자체 전시장 배정 내규를 임의대로 적용하면서 지역 업체의 피해 발생이라는 부작용을 일상적으로 외면해온 것이다.

또 벡스코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선 '관행이라는 핑계'를 대며 조직적으로 덮기에 급급했다.

최근 벡스코가 2009년 G스타 행사에서 국고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도 '대행사 수수료가 턱없이 적어서 발생한 관행적인 지난 일'로 치부하는 듯한 해명을 내놓아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역 전시 업체들은 "부산시와 시의회 등 감시·감독해야 할 기관들이 적극적인 직무 감찰과 개선 대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벡스코의 죄 의식 없는 갑질행위는 지속될 것이고, 결국 지역 업체들은 잇달아 문을 닫는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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