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분향소 관리직원은 왜 목숨을 끊었나

안산시와 계약한 장례의전업체 직원…3개월마다 고용·해고 반복

경기 안산에서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관리하는 하청업체 소속 직원이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직원(장례지도사)은 2년 넘게 3개월짜리 단기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고용과 해고를 반복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안산시와 용역계약을 맺은 장례의전업체 D사 직원 A(50)씨가 11일 오후 9시20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안산시는 공개입찰을 통해 3개월마다 분향소 관리업체를 선정하는데, D사의 경우 7월1일부터 9월 말까지 3개월간 계약이 돼 있었다.

A씨는 처음 세월호 분향소가 운영된 2014년 4월부터 1년 동안 분향소에서 근무해오다 2015년 4월 이후에는 안산시 방침에 따라 3개월마다 업체가 바뀌는 바람에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근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숨진 A씨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A4 용지에는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또 A씨의 휴대전화에서 임금문제로 직원들과 갈등을 빚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입수해 조사 중이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장례지도사들이 분향객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A씨는 이날 야간근무자를 제외한 오전, 오후, 당직근무자 등 직원 7명에게 "회사 사정으로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관리자로서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죽음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D사 직원 10명의 급여 지급일이 10일이었지만 안산시에 급여를 제때 청구하지 않아 직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안산시에서 3개월 마다 업체를 바꾸는데 재선정이 안 되면 기존 업체 직원들은 당연히 짤리게 되는 것"이라며 "신분보장이 제대로 안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A씨가 자신의 불찰로 직원들이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자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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