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은 12일 오전 7시 기준으로 관객수 100만 명을 넘겼다.
지난 2014년 여름 극장가의 흥행 대전에서 선전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동일한 속도이자, 781만 관객을 기록해 올해 최고의 흥행작 '공조'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앞으로의 추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뿐인 두 경찰대생 기준(박서준 분)과 이론 100단 희열(강하늘 분)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물이다.
'청년경찰'은 공개 직후 '재미있고 웃기다'는 평이 압도적이었지만, 영화에 선정적이거나 편견을 심어줄 만한 에피소드가 포함돼 있어 개봉 전부터 논란이 빚어졌다.
'청년경찰' 속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주체는 '조선족'이고, 피해자는 '미성년자 여성'이다. 범죄자는 납치한 여성의 난자를 비싸게 팔기 위해 고등학교 학생증을 이화여대 학생증으로 위조하며, 난자 불법 거래 상황에서 "예쁘고 똑똑한 아이를 얻으실 것"이라는 대사도 나온다.
이화여대는 교표가 동의 없이 사용된 점, 불법적 범죄 장면에 학교 실명이 사용된 점을 제작사에 엄중 항의했고, 개봉 이후에는 '한국대'로 수정한 장면이 나가고 있다.
'청년경찰'은 이처럼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섬세하지 못한 관점 때문에 영화전문잡지 '씨네21' 별점평에서 "인간과 시대에 대한 무례와 무지"(박평식), "소수자를 향한 시선의 부재"(이화정), "청년의 패기를 시험하겠다며 제발 여성들을 두 번 죽이지 말라"(정지혜) 등의 평을 받았다.
박우성 영화평론가는 트위터 글로 "'청년경찰'이 개봉했다. 한쪽에 두 남성의 말장난이 있다. 다른 쪽에 여성 납치와 감금, 난자 적출, 신체 훼손 등이 있다. 절박한 여성을 말장난 남성이 구한다는 설정이다. 여성의 고통을 저당잡는 말장난이 웃기다면 당신의 윤리관을 의심해야 한다"는 평을 내놨다.
영화 '스물'의 이병헌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평식 평론가의 별점을 캡처해 올린 후 "인간도 시대도 비평이 뭔지도 모르는 무례와 무지"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스물'은 '청년경찰'처럼 여성을 대상화하고 도구적으로 다뤘다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12일 현재 이병헌 감독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 전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