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내일 경찰 수뇌부 소집…'집안싸움' 직접 개입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청장)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청장) 간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집안싸움'에 행정안전부가 직접 개입하기로 했다.

◇ 이철성·강인철 등 당사자 소집


행안부에 따르면 김부겸 장관은 13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를 찾아 경찰 수뇌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또 이들에게 국민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자숙을 직접 주문할 계획이다.

이날 경찰청에는 이철성 청장과 강인철 중앙학교장, 본청 간부들이 긴급 소집된다.

행안부 측은 "국민적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논란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 청와대 의중?…수사권 조정까지 위협

상급기관인 행안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외청인 경찰청의 내부 문제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이 청장과 강 교장 간 공방을 두고 "공직기강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진흙탕 싸움'은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 경찰 내부망 게시판에는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용단을 내려달라"며 두 사람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실명으로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조회수가 1만6천 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특히 숙원과제로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하던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 상황이다.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울산청장(치안감)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시대적 과제로 등장한 검찰개혁에 걸림돌이 될까 봐 굉장히 두렵다"고 털어놨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 '민주화 성지' 삭제지시 의혹에서 출발

두 사람의 공방은 강 교장이 "지난해 11월 광주경찰 페이스북에 올랐던 '민주화 성지 광주'라는 글을 이 청장이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 청장은 즉각 부인했으나 한 시민단체는 그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강 교장은 이어 "나에 대한 보복 감찰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감찰 건은 폭로전이 시작되기 전인 올봄에 강 청장 자신이 직접 감찰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수사 압박에 대한 선제 폭로 의혹'이나 '갑질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논란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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