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상영금지가처분 결정 연기… 개봉 차질 빚나

최승호 감독 "월요일 오전 이후 결정 나면 정상 개봉 불가능"

오는 8월 17일 개봉 예정인 영화 '공범자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법원이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 결정을 연기했다. 개봉이 단 6일 남아있는 상황에서 법원의 판결이 미뤄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11일 오후 3시 영화 '공범자들'에 애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의 인용·기각 여부를 따지는 심리를 진행했다.

앞서 MBC 법인과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박상후 시사제작부국장, 김재철 전 사장, 안광한 전 사장 등 5인은 지난달 31일 '명예훼손'을 이유로 최승호 감독(MBC 해직PD, '뉴스타파' 앵커)과 김용진 대표를 상대로 한 영화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보다 '신중한 판단'을 하겠다며 결정을 연기했다. 날짜도 특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

최승호 감독은 "가처분 결정이 오늘 나기를 바랐다. 만약 월요일(14일) 오전 중에 나지 않는다면 8월 17일 개봉은 사실상 무산되는 상황"이라며 "상영금지가처분 문제로 멀티플렉스는 ('공범자들'에) 스크린 배정을 안 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기다리는, 펀딩에 참여해 주신 많은 시민들이 실망하실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감독은 "MBC 쪽은 자신들이 영화 안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대해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를 했다. 영화 내용을 뒤엎을 만한 대단한 증거를 가지고 소송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터뷰 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떠났는데 왜 그걸 계속 촬영해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게 했느냐. 그게 명예훼손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말이 안 된다. 공인을 인터뷰할 때에는 공인에게 정당한 답변을 받을 것을 기대한다. 답을 하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일 때, 언론인이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고 떠나야 법적으로 온당하고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거냐. 언론의 기본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최 감독은 "재판부가 이 심리를 연장해서 좀 더 깊이 이 사안을 들여다보겠다는 자체에 대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 연기 결정으로 우리 영화가 받게 되는 피해를 인식하고 되도록이면 월요일 아침에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시기가 개봉을 2주 앞두고 제작진에게 전달된 것에 대해서는 "이 영화는 부천영화제에서 상영(첫 공개 7월 15일)돼 이미 공개가 됐다. 그때 보고 바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계속 기다리다가 개봉 직전에 이런 신청을 낸 것이 저는 좀 석연찮다"고 말했다.

정재원 조감독도 "수천 분(의 후원자들)이 '공범자들'의 개봉을 기다렸는데,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말에라도 빨리 진행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인수 변호사는 "'공범자들' 영화는 공익을 위한 것이고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다룬 영화라는 것을 강조했다. 재판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11개 영화 단체(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영화감독조합·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여성영화인모임·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한국독립영화협회·영화수입배급사협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11일 성명을 내어 법원에 '공범자들' 상영금지가처분을 기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 영화의 상영을 방해하는 MBC 전현직 임원들의 행태는 자사 언론인들의 입을 막고 심지어 회사 밖으로 쫓아낸 상식 이하의 행태가 영화예술에도 통할 거라 믿는 착각의 연장일 뿐"이라며 "법원은 상식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공범자들'의 상영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스파이 조작 사건을 샅샅이 파헤친 '자백'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최승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공범자들'은 KBS-MBC 두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다. 이명박 전 대통령, 김재철 전 MBC 사장, 안광한 전 MBC 사장, 김장겸 MBC 사장, 백종문 MBC 부사장, 박상후 MBC 시사제작부국장, 길환영 전 KBS 사장, 고대영 KBS 사장,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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