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 설치되는 적폐청산위는 박범계(재선·대전 서구을) 의원을 필두로 의원 10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위에 포함된 한 의원은 "아직 10명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주 내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적폐청산위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설정됐다. 먼저 각 정부 부처 중심으로 운영되는 적폐청산 작업에서 발견된 문제들의 심각성을 알리고 쟁점화하는 일이다.
국정원 댓글부대,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등 이전 정부의 수뇌부와 연결된 사안 이외에 가습기살균제 사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의문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을 들여다보면서 이슈화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애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만 초점을 맞췄던 민주당 적폐청산 작업의 원안보다 확대된 것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사거리 안으로 포함됐다.
또 하나의 축은 과거 정부에서 '적폐'가 가능했던 시스템에 대한 개선 작업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등이 가능했던 제도나 법안 등을 손질해 정권에 상관없이 국가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입법적으로 국가 시스템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적폐청산위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계획·공약했던 적폐청산위보다는 다소 후퇴한 것으로 보여,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당초 민주당은 국회에 일정 수준의 조사권 등을 갖는 '적폐청산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대대적인 적폐청산 작업을 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야권이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인 데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양한 현안을 야권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이 적폐청산 작업에 첨병 역할을 하기가 부적절하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힘이 실리면서 원안보다 후퇴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을 문제 삼아 '국정원 개악저지 특위'를 만들어 운영할 만큼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민주당도 지난 보수정권에서 쌓였던 적폐를 청산하는 작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특정 세력을 겨냥한 작업이 아니라, 추후에 국정농단 사태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체제를 정비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