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 대사가 후보 명단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다른 후보군과 함께 검증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미대사를 포함한 주변 4강 대사 인사는 앞으로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 전 대사가 내정된 것은 아니지만 검증 중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통상 대사 인사는 상대국의 아그레망(대사 파견 전 상대국의 동의를 구하는 행위) 절차도 남아 있어 검증 완료 후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소화하며 박근혜 정부 말부터 중단된 한국 외교 복원을 시도했고,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되자 주변 4강 대사부터 임명을 서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국회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새 정부 초기 내각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한몫했다.
이태식 전 주미대사는 외교통상부 차관을 거쳐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5년부터 이명박 정부 초반인 2009년까지 주미대사를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의 정책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참여해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힘을 보탰다.
이 전 대사와 함께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윤제(65)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주미대사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영국대사를 지냈으며, 지난 대선 때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을 맡았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직후 외교 지평을 넓히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담아 유럽연합(EU)·독일 특사로 임명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성과도 이뤄냈다.
러시아 대사 출신의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도 주미대사 하마평에 올랐다.
위 교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서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 관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간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해 낼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중국대사로는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다른 인물도 검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만큼 '중국통' 인사 임명 필요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