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인터넷서점협의회, 한국서점인협의회, 대형오프라인서점협의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 8개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재로 지난 1월부터 진행해온 1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
출판계와 중소서점들은 건전한 출판 유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도서 할인율을 축소하거나 할인 혜택을 아예 없애는 완전정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반대하는 대형·온라인 서점들과 소비자단체의 입장도 고려해 현행제도의 기본틀을 3년 더 유지하는 데 동의한 것이다.
박효상 대한출판문화협회 유통담당 상무이사는 “출판계에서는 완전도서정가제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면서 “소비자를 설득하는데 현실적으로 3년이라는 시간이 짧았던 것 같아 이번에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던 리퍼·재고도서 판매는 도서정가제에 포함된 현행 재정가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가 제도는 신청 절차상 소요기간을 현재 60일에서 한달 이내로 줄여 사전통지 기간을 단축하고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도서정가제는 2003년 무분별한 가격 경쟁을 막고 건전한 출판 유통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법제화된 후 적용 대상 도서를 늘리고 할인율을 축소하는 등 규제가 강화돼 왔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신간(新刊), 구간(舊刊) 도서 구분 없이 정가대로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독서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구매자에게 10% 가격할인에 상품권, 마일리지 등을 통한 5%의 간접할인을 더해 최대 15%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출간 후 1년 6개월이 지난 구간 도서에 대해선 해당 출판사에서 정가를 다시 매기는 방식으로 할인을 허용하는 재정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