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는 오늘(1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긴급 서한을 보내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교회협 화해통일위는 서신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이 미국과 북한의 도발에 좌지우지돼선 안된다"면서 "조건없는 남북대화에 신속하게 나서달라"고 밝혔다.
화통위는 특히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고려해 달라"면서, "북미 사이에 전개되는 극도의 위기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갈 것"을 요청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나섰다. 기장총회 평화통일위원회는 최근의 남북관계, 북미관계 속에서 전쟁이 언급되는 등 악화되는 현실을 우려했다.
전국교회에 중보기도 요청 서한을 보낸 기장 평통위는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기도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역사의 한 가운데 내쳐질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의 용사로 일어나, 만사를 제쳐놓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오는 13일 주일에는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가 열린다.
'평화를 도모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추구합시다'를 주제로 열리는 예배에서는 남북 교회의 성경, 민통선의 흙과 물, 평화와 일치를 염원하는 십자가 등을 모든 세대의 손으로 봉헌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세계 분쟁지역의 평화를 위한 기도, 남북 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공동기도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 다음은 교회협의회 서신 전문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대통령님과 늘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취임 후 사회적 약자의 힘을 북돋우고 사회 곳곳의 적폐를 청산하는 일에 힘써 오셨습니다. 새 시대를 향한 촛불들의 열망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힘쓰시는 대통령님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대통령께서 국정을 이끄시는 동안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 획기적인 행보가 있으리라 기대해 왔습니다. 최근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강행하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핵잠수함 개발, 탄도미사일 능력강화, 한미합동군사훈련 강화로 강경하게 대응한 일 등은 한반도의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일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수일 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세계가 본 적이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선전포고와도 같은 거친 언사를 쏟아 내었고 북한은 즉각 화성 12로 미국 괌 기지와 서울 등을 타격하겠다고 응사하였습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급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께서도 고민이 깊으시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사 여부가 미국과 북한의 도발에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참으로 평화의 길을 가기가 쉽지 않지만, 복잡할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이유로 대화를 회피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받기 어려운 조건들을 내세워서는 대화가 시작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파국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는 것이고 대화의 힘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대통령님께 부탁드립니다. 조건 없는 남북대화에 신속하게 나서 주셔서 이를 통해 신냉전이라 할 수밖에 없는 동북아 상황을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본회는 이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전개되는 극도의 위기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하여 긴급하게 대북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와 대통령님의 강건함을 위하여 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