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방에 남은 기록으로 복원한 신라 먹, 국내 첫 공개

국립경주박물관 '벼루' 특별전

일본 나라(奈良)에서 15대째 이어져 온 먹 공방에 남아 있는 자료를 토대로 복원한 신라 먹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0일 개막한 특별전 '검은 구름 뿜어내는 벼루'에서 '신라유가상묵'(新羅柳家上墨)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먹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신라 먹은 국내에는 없고, 일본 왕실의 보물 창고인 나라 쇼소인(正倉院)에 2점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 먹에는 각각 '양가'(楊家)와 '무가'(武家)라는 글자가 남아 있다.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양가, 무가, 유가는 일종의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며 "나라 공방에 있는 자료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신라시대 이후 제작된 벼루 100여 점이 나온다. 그중 80점은 경주문화원장을 지낸 손원조 씨가 수집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유물이다.

전시에서는 소재가 흙에서 돌로 바뀌는 벼루의 변화 양상과 벼루를 사용하는 계층이 민간에까지 확대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이외에도 책상, 붓, 붓받침대, 관리 임명장, 이광사와 강세황의 글씨, 대나무를 그린 그림, 조선시대 양반 부부가 주고받은 한글 편지, 국내 최고의 벼룻돌로 꼽히는 충북 단양의 원석을 감상할 수 있다.

이용현 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벼루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벼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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