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 사태 키운 핵심 장본인
- 조작 논문 책임 없다? 엉터리 해명
- 연구윤리 없는 과학혁신은 사상누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우희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라는 자리, 이게 어떤 자리입니까?
◆ 우희종> 이게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자리인데 이게 폐지됐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새 정부 출범하면서 부활한 자리인데요. 우리나라의 모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모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
◆ 우희종> 네. 범부처의 연구개발을 모두 통괄하는 자리로서 한 연간 22조 정도의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하고 조정하고 또 연구개발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도 다 가지고 있는 과학의 총 지도자 위치라고 해야 되겠죠.
◇ 김현정> 사실은 이게 정부 예산을 얼마나 집행하고 그걸 배분할 수 있느냐가 그 부처의 굉장히 큰 힘이 되는 건데 여기는 20조 원을 집행할 수 있을 정도, 배분할 수 있을 정도의 권한을 가진 자리다?
◆ 우희종> 네네.
◇ 김현정> 큰 자리네요. 중요한 자리니까, 큰 자리니까 과학계로서는 도움을 받고 또 지지를 해야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일 텐데 지금 분위기는 박기영 교수 안 된다. 우 교수님은 심지어 '미쳤다'라는 표현까지 쓰시면서 반대를 하셨더라고요. 왜 그렇습니까?
◆ 우희종>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그러한 임명인데요. 왜냐하면 박기영 교수와 과거 황우석 사태와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면 황우석 그 당시 그 사태의 주역 중에 한 사람이죠.
◇ 김현정> 주역 중에 한 사람? 그 당시에 황우석 교수의 일이야 뚜렷하게 다들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박기영 교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는 잘 기억 못하실 거예요. 주역이라고까지 말씀하실 정도 역할을 그 교수가 했습니까?
◆ 우희종> 네네. 왜냐하면 사실 황우석 사태는 한 과학자의 연구윤리위반으로 다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보통 그렇게 되면 그냥 그 사람의 잘못으로 끝나는데 이건 뭐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깜짝 놀란 논문조작 사건이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우희종> 그렇기 때문에 이 황우석 사태라는 것은 당연히 물론 한 연구자의 연구윤리위반이 기반이지만 그 사태 그 자체는 사실 그 당시 그 연구자를 검증 없이 막 부풀렸던 언론. 그리고 국제적으로까지 확산된 데에는 연구비 지원을 포함해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커졌던 겁니다. 그랬을 때 그러한 연구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그것을 조율한 주요한 인물이 어떻게 보면 황우석 사태가 그렇게까지 커진 데 한 핵심 역할이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게 바로?
◆ 우희종> 그걸 담당했던 게 박기영 교수이고 더욱이 2005년도에 그 당시에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시설에 본인이 황 교수 팀의 연구를 심화발전시키기 위해서 모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직접 265억 원의 지원 계획을 받게 했던 장본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황우석 그 당시 연구를 대규모 국가적 사업으로 키우고 홍보했던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죠. 지금 자꾸 나는 그거 몰랐다, 어떤 진실게임 혹은 어떤 연구윤리 위반 건으로 축소하는 것 자체가 이분이 이렇게 국가의 과학기술 혁신에 총괄로 있을 만한 안목이 없다는 걸 스스로 말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스스로? 진위여부를 내가 판단할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도 상당히 무책임하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군요?
◆ 우희종> 그렇습니다. 이 황우석 사태의 본질을 그냥 굉장히 축소시킨 시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하나는 2004년 황우석 연구팀의 공저자로, 논문의 공저자로 올라간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인데요. 박기영 교수는 이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연구윤리 분야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2001년부터 황우석 교수를 대상으로 해가지고 연구를 쭉 해 오던 거었다. 그래서 논문에 공저자로 올라간 거다." 이 해명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 우희종> 이것 역시 참 모르는 분들을 위한, 그냥 말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왜냐하면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에 실린 조작된 논문 외에도 황우석 박사의 그런 어떤 과정의 가장 첫 번째가 '영롱이'라고 하는 복제소가 있었고 또 '진이'라고 하는 한우에 대한 복제가 있었거든요.
◇ 김현정> 있었죠.
◇ 김현정> 영롱이, 진이는 아예 없어요, 그러면?
◆ 우희종>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 복제소입니다.
◇ 김현정> 그럼 우리가 신문에서 본 건 뭐예요?
◆ 우희종> 그러니까 그게 언론으로만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 우희종> 사이언스가 조작됐다는 게 알려진 후 사람들이 물었거든요. 설령 논문이 없어도 한번 검증해 보자, 복제된 건지. 그랬더니 그 당시에 실험했던 모든 건 잃어버렸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이제 과학계가 확인할 수가 없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영롱이, 진이 때부터 나는 연구윤리의 대상으로 황우석 교수를 연구해 왔다고 하는 말 자체도 이건 해명이 안 된단 말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문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모르는 것 아닐 텐데, 과학계 분위기를 모르는 거 아닐 텐데 왜 박 본부장을 임명했을까요?
◆ 우희종> 정치권과의 결탁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던 황우석 사태는 사실 노무현 정부 때 발생한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우희종> 민주당 내 당시 청와대 노무현 정부 때 인물들이 그 당시의 실태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이 박기영 씨가 굉장히 유능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거죠. 아마 정치권의 이야기가 중심이었지 과학계의 이야기를 수렴한 것 같진 않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우희종> 이번 사태가 되면서 많이 서로 연락을 하고 있는데 전혀 그런 과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혹시, 혹시 박기영 본부장이 혁신을 잘해 낼 거다, 개혁을 잘해 낼 거다라는 믿음이 있었을 가능성은 정말 없었겠습니까?
◆ 우희종> 어떻게 보면 이 자리는 우리나라의 향후 과학기술의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건데. 과학의 건강한 발전 그리고 그것에 근간한 혁신이라는 건 가장 중요한 게 튼튼한 연구윤리입니다. 그게 돼야 그 안에서부터 제대로 된 혁신이 나오는 거지. 지금 말하는 청와대가 박기영 씨와 같은 분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혁신한다는 건 완전히 사상누각이죠.
◇ 김현정> 사상누각.
◆ 우희종> 단순하게 평가 위주의 과학연구와 연구지원이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황우석 사태가 아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거든요. 당시의 교훈을 무시하고 혁신이 가능할 거라는 건 정말 환상이죠.
◇ 김현정> 정말 환상, 사상누각이다, 이런 말씀.
◆ 우희종> 어쨌든 임명권자의 권한이니까 임명 강행할 수 있겠지만 박 교수가 앞으로 추진해야 될 이런 일에 대한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 지극히 제한될 겁니다. 특히 이런 상황을 그대로 정권이 밀어붙인다면 지금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그야말로 20조 이상의 이런 예산을 가지고 한 나라의 과학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구나. 이건 철저하게 우리나라의 과학계를 퇴행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과학 연구윤리를 당연히 저희들은 학생들한테 강조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가르칠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서울대 수의과학대 학장이세요. 우희종 학장, 우희종 교수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박기영 교수와는 개인적으로 좀 아는 사이세요?
◆ 우희종> 아니요. 황우석 사태 때도 그렇고 지금도 전혀 개인적으로는 안면은 없습니다마는 국정농단사태 촛불정국 때인가? 하여튼 그때 한번 전화 연락을 받았어요.
◇ 김현정> 지난 겨울 촛불정국에요?
◆ 우희종> 촛불 전후. 제가 그건 정확히 시점은 기억이 안 납니다마는 어쨌든 한창 민주당이 전체적인 흐름에서 차기 여권이 될 거는 분명했던 시점에 이 박기영 교수님께서 전화를 해서 본인은 순수한 마음으로 황우석 사태 때 관여한 거다라는 말을 갑자기 뜬금없이 하셔가지고 굉장히 좀 의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서로 아시는 사이 아니시라면서요, 개인적으로?
◆ 우희종> 네네.
◇ 김현정> 그런데 갑자기 왜?
◆ 우희종> 저도 이게 어찌된 일인지 전혀 전후맥락 없이 그런 연락을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부터 혹시 뭔가를 꿈꾸고 계셨던 건 아닌가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런 생각도 드시겠어요.
◆ 우희종> 지금 이 상황으로 그렇게 보면 아마 그때 시점에 향후 이런 부분을 분명히 염두에 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은 들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과학계 인사 229명이 박기영 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 우희종> 그렇죠. 과학자들이 이런 문제에 구체적인 사안으로 성명 내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 김현정> 도대체 무슨 일인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렇게까지들 반대하시는가 오늘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박기영 본부장, 박기영 교수한테도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요. 그분은 아직 인터뷰에 나설, 공개 인터뷰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절해 왔다는 것 여러분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우희종 교수님, 고맙습니다.
◆ 우희종>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서울대 수의과학대 학장이세요. 우희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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