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최고 자리에 선 '창던지기 여제'

바르보라 슈포타코바. (사진=IAAF 트위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걸 믿을 수 없었어요."

바르보라 슈포타코바(36, 체코)는 창던지기 여제였다.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세운 72m28 세계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우승과 거리가 먼 노장이 됐다. 세계선수권의 경우 2007년 금메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3연패가 좌절되자 슈포타코바도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2017년 세계선수권 개최지가 런던이라는 점에 흔들렸다. 2012년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놓으려했던 창을 다시 잡은 슈포타코바는 결국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섰다.

슈포타코바는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창던지기 결승에서 2차 시기 66m76을 던지며 리 링웨이(중국)를 0.51m 차로 제쳤다.

슈포타코바는 "리우 올림픽 이후 선수 생활을 계속했던 이유는 바로 런던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때문"이라면서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는 지지 않는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스타디움에 들어왔을 때 너무나 차분해졌다. 이길 수 있다고 믿었고, 자신있게 던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기록은 다소 평범했다. 하지만 5년 가까이 우승이 없었다. 흔히 노장들을 일컫는 '저무는 해'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프리뷰를 통해 루 휘휘(중국), 사라 콜라크(크로아티아)의 2파전을 예상했다. 그래서 더 값진 우승이다.

슈포타코바는 "남은 인생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을 밤"이라고 활짝 웃었다.

계속해서 "하루 종일 마지막 세계선수권 우승이었던 10년 전을 생각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런던 올림픽 이후 5년 정도를 생각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런 사실들이 나를 더 차분하게 만들었다"면서 "오늘 우승이 그만큼 값진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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