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이동형 AI(인공지능) 기기 '누구(NUGU) 미니'를 11일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SK 계열의 음향기기 전문기업 아이리버가 만든 '누구 미니'는 높이 6㎝, 지름 8㎝ 크기로 기존 기기 '누구'의 절반도 안된다. 무게도 219g에 불과하다. 내장 배터리(2000mAh)가 탑재돼 4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 실내는 물론 차량과 공원 등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본 기능은 '누구'와 같다. ▲ 음악 감상(멜론) ▲ 홈 IoT(스마트홈) ▲ 일정관리 ▲ 날씨알림 ▲ 커머스(11번가) ▲ IPTV(B tv) ▲ 교통정보(T맵) ▲ 주문 배달 등 30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인아웃 단자를 탑재해 외부기기와 연결해 소리를 출력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누구 미니' 출시에 맞춰 ▲ 금융정보(국민·하나은행) ▲ 영화 정보 ▲ 한영사전 ▲ 오디오북 ▲ 감성 대화 서비스 등 5가지 서비스를 누구에 추가했다.
이용자는 누구를 이용해 은행 지점 대기 고객수를 확인해 대기표를 사전에 발급받을 수 있고, 인근 극장의 상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감성 대화 서비스 '심심해'는 고객이 '심심해'나 '놀아줘'라고 말하면 게임이나 퀴즈를 제안한다. 대화는 최대 7번 오갈 수 있다.
월 3000원의 오디오북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면 전문업체(오디언)가 제공하는 도서 1만권 분량의 오디오북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누구 미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아이디로 2개 이상의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게 '누구'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업그레이드했다.
한 공간에 하나의 아이디를 공유하는 누구 기기가 여러 개 있을 경우 근거리에 있는 기기가 반응하도록 했다.
누구 미니는 11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전국 SK텔레콤 공식 인증 대리점에서 구매 가능하며, 정가는 누구(14만 9000원)의 60% 수준인 9만 9000원이다.
SK텔레콤은 출시 기념으로 오는 11월까지 이 제품을 4만 9900원에 판매한다.
할인 판매 전략과 관련해 박명순 AI사업본부장은 "누구 미니 출시로 기존 누구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누구의 목표는 판매 수익이 아닌 AI 플랫폼"이라며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누구는 지금까지 15만대 이상 팔렸다. 클라우드 서버에 축적된 고객 대화 건수는 1억 3000만 건을 넘어섰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진화하는 딥러닝을 통해 인식이 어려웠던 사투리와 어린이 음성 인식률도 크게 개선됐다.
SK텔레콤은 하반기 SK브로드밴드와 함께 누구를 탑재한 일체형 IPTV 셋톱박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M C&C 소속 연예인의 음성을 누구에 적용하고, 계열사 SK주식회사 C&C의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브릴'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명순 본부장은 "기존 기기에 누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단말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내년에는 디스플레이가 있는 AI 기기를 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에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