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국민의당 갈등, 이제는 전대에 집중

동교동계 사과 메시지 발표, 분당론 자제하며 화합 강조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가 7일 오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만류하는 의원들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로 출렁이던 국민의당의 소요 사태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이다.

동교동계와 호남 중진들은 자신들의 반발이 탈당 및 분당 사태 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며 전당대회 준비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를 향한 과한 공격에 대한 당안팎의 여론이 좋지 않은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황주홍, 조배숙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은 8일 오전 회동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전날 안 전 대표와의 회동 결과를 토대로 안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전달했고, 이에 전당대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 참석자는 "안 전 대표가 설득이 안되는 상황에서 이제 전당대회를 이겨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승리를 위해 결선투표 전에라도 단일화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탈당을 통한 분당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단순히 특정인의 전대 출마를 이유로 당을 떠난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처음부터 안 전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탈당이 언급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철수 출당을 추진하겠다며 엄포를 놨던 동교동계도 격앙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정대철, 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고문들은 이날 오찬 회동을 가진 뒤에 "안 전 대표의 당권도전 선언으로 국민의당이 큰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송구한 일"이라며 사과하고 자세를 낮췄다.

동교동계 원로 고문단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불출마 촉구와 출당 건의 검토, 109명의 출마 요구서에 대한 당 윤리위 회부 등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동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해 홍기훈, 박양수, 박명석, 이훈평, 최락도, 이경재, 이창근, 류의재 등이 참석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오히려 일부 고문들은 안 전 대표의 지도력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다당제 하에서 국민의당이 제3당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안 전 대표를 비난만 할 것은 아니라는 옹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탈당이나 분당 관련 기사는 몇분의 고문들이 애당심을 가지고 자기 주장과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분출된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선출된 대표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고 국민의당이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확대해 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직자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은 황주홍, 김경진 의원은 각각 맡은 당직을 내려놨다. 황 의원은 전대준비위원장을 사임했고, 김 의원은 선관위원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처럼 내부 분란이 사그라들면서 당은 빠르게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안 전 대표를 상대하기 위해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단일화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이미 1차에서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가 도입돼 있어 사전 후보 단일화는 가능성이 낮은 상태이다.

3파전으로 굳어지는 당대표 경선에서 안 전 대표가 과반을 넘기며 결선투표 없이 당대표에 오를 수 있을지, 호남 중진들이 안 전 대표를 꺾는 이변이 일어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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