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9시 30분)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북정책, 보다 더 큰 구상인 베를린 구상에 담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해 양자·다자 계기에 적극적 지지와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1(한국), 아세안+3(한·중·일) 등 여러 계기에 참가국 장관들께서 발언을 통해 이같은 부분에 대해 명시적인 지지를 표명하셨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구축 노력을 하는데 많은 동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대북 인식 속에 ARF회의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한일 양자회담,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과 문 대통령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 등 여러가지 외교적 노력이 북핵문제에 대한 협력과 공조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리 신규 제재 결의 채택 이후 8월 을지훈련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대북 제재 대응 공조하기로 했고 특히 9월 개최되는 유엔 총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을 같이 엮어 나가기로 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조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북한으로서는 고립된 외교적인 입지를 절감하는 무대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안보리 성명 등 발표로 더욱 고립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북한도 깨달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ARF 계기 의미있는 남북 대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강 장관은 지난 7일 환영만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인상에 대해 "말을 굉장히 진중하게 하고 천천히 답변한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하며 뒤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또 4강 중심 외교에서 탈피해 아세안과의 외교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문 정부의 입장을 언급하면서 "이번 회의에 직접 참석해보니 대아세안 외교를 강화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ARF 50주년 기념행사와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이날 오후 마닐라를 떠난다.
ARF 외교장관들은 이르면 8일쯤 ARF 의장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며 북핵 문제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