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관병에 대한 갑질 사건은 많은 국민에게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비단 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우선 해외공관을 포함해 공관을 보유한 모든 부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고 경찰 고위간부들이 의경을 운전기사로 부리는 등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어 "차제에 군과 공직 사회의 갑질 문화를 근절하는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갑질 문제 담당은 어디인가"라면서 관련 참모진을 찾는 등 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청와대는 일단 '갑질 문화' 개선을 위한 각 부처의 자발적인 노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말씀하셨는데 우선 각 부처별로 (갑질 문화 개선 등 관련 내용을) 잘 챙기라는 말씀"이라며 "군대 내 갑질은 청와대 안보실 소관이고 나머지 부처 문제도 청와대에서도 각 부처와 함께 잘 챙기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그런 구조(전 부처에 대한 갑질 문화 개선 시스템)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며 "각 부처가 (자신들의 갑질 문화를) 파악하는데 관심을 갖고 청와대가 함께 노력하라는 당부였고 구조화된 지시는 아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각 부처가 갑질 문화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청와대가 직접 칼을 들고 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박 사령관 부부의 군내 갑질 의혹을 언급하며 "국방부가 시행하는 전수조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며 "일부 문제 인사를 징계하는 수준의 미봉에 그쳐서는 안 되며, 정확한 실태 조사와 분명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