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추행' 은행간부, 해외 지점장으로 화려한 복귀

'인사특혜' 논란…하나은행 "정식 절차로 심사 거쳐 채용"

(사진=자료사진)
계약직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 사직했던 시중은행 간부가 해외 지점장으로 복귀해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계약직' 성추행 의혹…'징계 없이' 면직

KEB하나은행 측과 직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013년 4월 하나은행의 한 수도권 영업점 지점장 A 씨는 직원들과 함께 경기 양평군으로 엠티를 떠났다.


늦은 밤 술에 취한 A 씨는 계약직 창구직원(텔러)을 포함한 일부 직원들을 데리고 지하 노래방에 다녀왔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A 씨가 창구 여직원 4명의 신체 곳곳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업점이 술렁이면서 은행 측은 감찰 조사에 나섰다.

당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 A 씨는 결국 사표를 던졌다. 사표는 곧바로 수리됐고 시작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던 감찰 조사는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뒤숭숭했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였다"라거나 "감찰 쪽에서 입단속을 시킨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 사건 잠잠해지자…해외 지점장行

퇴직했던 A 씨가 하나은행의 한 해외지점 지점장으로 복귀한 건 지난해 1월.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안팎의 관심이 시들해지자 A 씨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에 재취업한 뒤 다시 하나은행으로 돌아와 주요 보직을 맡게 된 것.

내부에서는 이러한 특혜성 인사 과정에서 윗선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하나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의심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나갔던 직원이 많이들 가고 싶어 하는 지점의 지점장으로 갔다고 해서 상당히 의아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정식적인 심사절차를 거쳐 채용했을 뿐이라며 특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퇴직 지점장 가운데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재원을 재취업하는 프로그램에서 A 씨가 높은 점수를 받아 채용했던 것"이라며 "그가 배치된 해외지점은 비교적 열악한 곳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2년 계약직으로 들어와 내년이면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며 차후 임원으로 올라갈 수도 없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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